코로나19 경제 강타…생산·소비 9년만에 최대 폭 감소(종합2보)

뉴시스

입력 2020-03-31 11:30 수정 2020-03-3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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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공업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서비스업도 감소폭 최대
부품 수급 차질 車 생산 27.8% 하락…광제조업도 3.8% 감소
항공여객 -42.2%·철도운송 ?34.8% 심각…여행업도 45.6% ↓
감염 예방 차원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인터넷쇼핑 ↑
"경기전망 한계…세계적 확산 영향은 3~4월에 반영될 듯"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 우려가 현실이 되며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지표가 5개월 만에 동반 뒷걸음질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버금가는 충격이 고스란히 각종 지표로 전해진 가운데 세계적 확산의 영향으로 향후 전망은 더욱 어둡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전월보다 3.5% 감소했다. 구제역이 있었던 2011년 2월(-3.7%) 이후 9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전월 대비 전산업생산지수가 감소한 건 지난해 9월(-0.2%) 이후 5개월 만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에 산업동향이 전월보다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며 “감염 예방으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로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크게 감소했으며 부품 수급 애로 등으로 차 생산이 감소해 광공업 생산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8% 감소하며 2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2008년 12월 금융위기 시절(-10.5%) 이후 11년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내려앉았다. 서버용 D램 등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생산 증가로 반도체는 3.1% 늘었으나 자동차 부품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영향으로 자동차는 27.8%나 감소했다. 기계장비도 5.9% 줄었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4.1% 감소했다. 반도체, 통신·방송장비는 증가했으나 자동차, 기계장비 등이 줄었기 때문이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4.9%포인트(p) 하락한 70.7%에 그쳤다. 이는 2009년 3월(69.9%)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는 1차 금속(4.2%), 반도체(3.4%) 등이 늘어 전월보다 0.2% 증가했다. 다만 통계청은 글로벌 반도체 전망이 좋아 생산이 늘어났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재고도 일부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의 재고 ·출하비율(118.0%) 역시 외환위기 영향이 있던 1998년 9월(122.9%) 이후 21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기준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인 3.5% 감소했다. 금융·보험(2.1%) 등에서 증가했으나 숙박·음식점(-18.1%) 등이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숙박(-32.6%), 음식점(-15.9%) 등이다. 항공 여객(-42.2%), 철도운송(-34.8%) 감소로 운수·창고업도 9.1% 줄었다. 여행업도 45.6%나 감소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6.0% 곤두박질쳤다. 이는 2011년 2월(-7.0%) 이후 9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백화점에서 파는 신발·가방(-32.6%), 의복(-22.3%) 등이 준내구재 소비를 17.7% 끌어내렸다. 자동차 판매(-22.3%)가 줄면서 내구재도 7.5% 감소했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0.6%) 판매도 줄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월보다 무점포 소매가 8.4% 증가했다. 2015년 6월 이후 면세점 소매(-34.3%)는 최대 폭으로 감소했으며 무점포 소매는 가장 크게 늘었다. 외출을 자제하는 대신 인터넷 쇼핑이 늘은 탓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있던 2015년 6월에도 면세점 소매는 39.8% 감소한 반면 무점포 소매는 9.6% 증가한 바 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4.8% 감소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15.4%) 및 컴퓨터 사무용 기계 등 기계류(-0.1%) 투자가 모두 줄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토목(1.3%)은 증가했으나 건축(-5.2%)이 줄면서 전월보다 3.4% 쪼그라들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7p 하락했다. 2009년 1월 이후 11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보합(0.0)을 보였다.

다만 안 심의관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이번 달에 보합이긴 하지만, 구성 지표들이 코로나19 같은 경기 외적 충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이번 달 변동치로는 경기를 전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2월에는 중국과 한국만 코로나19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작성된 만큼 펜데믹(Pandemic) 선언으로 인한 세계적인 확산 영향은 3~4월에 걸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2월 산업활동동향과 관련해 “대부분 지표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실물지표로 본격 가시화되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글로벌 수요 위축, 공급망 교란 등으로 3월 이후 불확실성도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극복 지원을 위해 1~3단계 대책과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긴급재난지원금 등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발표된 특단의 대책들을 더욱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추가 대책도 지속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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