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벚꽃 특수’도 엔딩…“여름까지 이어질까 걱정”

뉴스1

입력 2020-03-27 11:26:00 수정 2020-03-27 11: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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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축제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을 내건 전남 구례군. 올해 구례섬진강벚꽃축제는 취소됐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음)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사무친 적이 없네요. 봄바람이 불면 사람들이 제주도로 모여들면서 본격적으로 한해 장사를 시작했는데 코로나19로 손님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분위기가 여름 성수기까지 이어질까봐 두렵습니다.”(제주 신산리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 중인 A씨)

매년 봄 ‘벚꽃’ 특수를 기대하던 영세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손을 놓고 있다. 이 시기만 되면 북적북적거리던 제주도 식당은 하루 한 테이블 손님을 받기도 힘든 실정이다.

관광지 주변 자영업자들은 벚꽃놀이 시즌을 시작으로 한해 장사의 기지개를 켜고 이어 여름 휴가철 대목까지 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한숨만 커지고 있다.


제주도에서 피자집을 운영 중인 A씨는 26일 “봄철부터 관광객들이 슬슬 섬으로 와야하는데 코로나19로 손님이 끊겼다”며 “겨울 비수기 때는 손님이 안 오니까 맘편히 가게 문을 닫고 한달씩 쉬기도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몇달째 쉬고 있는 곳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A씨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기 전인 2월 초 기존 운영하던 식당 한 곳을 처분한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그는 “최근 오픈한 피자집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부진하지만 초기 시행착오와 홍보 기간을 감안할 때 감당할 수 있다”며 “하지만 만약 기존에 운영하던 가게 매출까지 같이 고꾸라졌으면 감당하기 힘들 뻔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성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음식점은 거의 다 문을 닫고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식당만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제주에 들어오는 비행기편도 단축돼 관광객을 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손님이 없어 카페 문에 연락처를 붙여놓고 불도 꺼놓은 채 근처 집에 가서 전화기만 보고 있다”며 “전기료라도 아끼자는 취지”라고 울먹였다.

인근 게스트하우스 사장들도 손님을 받지 못해 원하지 않는 휴업을 장기간 이어가고 있다고 B씨는 전했다. 투숙객들이 한 공간에서 자는 게스트하우스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커 손님들이 찾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바다를 끼고 있는 다른 관광지들도 마찬가지다.

강원 강릉시 사천에서 모텔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2~3월에도 겨울바다를 즐기러 오는 손님이 많은데 그동안 주민등록증 확인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지역에서 온 손님들은 받지 않았다”며 “올해 겨울 장사는 이미 공쳤고 앞으로가 문제”라고 한숨을 쉬었다.

봄철부터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해 여름 성수기에 돌입하는 에어컨 설치업자들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한 설치업체 대표는 “현재 에어컨 설치 공사를 진행중이던 건물 한 곳은 확진자가 발생해 건물이 폐쇄됐고, 다른 현장은 확진자가 대량 발생한 건물 인근이라 건물주의 요청으로 공사가 중단됐다”며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정부 지원은 어떻게 받는지를 알 수가 없어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봄철 특수를 기대하던 의류매장도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의류매장은 봄철 나들이 옷부터 시작해 여름 바캉스 시즌까지 매출이 증가하지만 코로나19로 손님이 뚝 끊겼다.

경북 경산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장은 “오프라인 판매만 하는 곳들은 힘에 부친다. 코로나19 사태 전 주말 기준으로 영수증이 60~70장도 뽑혔는데 지금은 하루에 많아봐야 3~4장 정도”라며 “공과금, 임대료, 인건비 등 생돈이 나가는 상황이라 인건비라도 줄이려고 직원들을 내보내고 혼자 가게를 보고 있는데 주변 매장도 아르바이트생들이 안 보이는 걸 보면 다들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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