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전력 판매량도 줄었다

세종=최혜령 기자

입력 2020-02-25 03:00:00 수정 2020-02-2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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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21년만에 감소… 작년 판매량 전년比 1.1% 줄어
산업용 감소폭 커 경기 침체 신호… 요금도 산업용이 주택용 첫 추월
심야요금 인상 앞둬 기업 부담 가중


지난해 한국전력의 전력판매량이 외환위기 이후 21년 만에 감소했다. 산업 현장에서 실물경기의 하강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지금도 비싼 수준인 산업용 전기요금을 일부 항목에서 더 올릴 예정이어서 산업계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전이 내놓은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판매량은 5억2050만 MWh로 1년 전보다 565만 MWh(1.1%) 감소했다. 전력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로 경제활동이 위축됐던 1998년 이후 21년 만이다. 주택용 전력판매량은 전년 대비 0.4% 감소에 그쳤지만 산업용은 1.3% 감소해 전체 판매량을 크게 끌어내렸다. 지난해 여름 더위가 예년보다 주춤했던 것을 감안해도 산업용 전기사용량이 비교적 크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용 전력 수요는 경기 진단의 바로미터로 활용된다. 경기 부진으로 공장 가동이 줄고 생산이 감소하면 그에 따라 전력사용량도 함께 감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제조업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는 산업구조의 특성상 전력사용량과 경기 흐름 사이의 연관성이 높다. 지난해 한전이 제조업 부문에 판매한 전력량은 1년 전보다 1.6% 감소해 서비스업(―0.9%), 공공용(―0.4%)보다 감소 폭이 컸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산업생산이 줄고 그에 따라 전력 수요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자동차 등 전력소비가 많은 업종이 부진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에 처한 산업계는 지난해 전기요금 부담도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평균 106.6원으로 주택용(105.0원)보다 1.6원 높았다. 산업용 요금이 주택용을 앞지른 것은 1961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이렇게 비싼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현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주요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의 절반 정도다. 미국의 산업용 요금은 주택용의 53.6%, 일본은 69.3%, 독일 43.7%, 영국 62.5% 수준이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도 2010년 kWh당 76.6원으로 주택용 119.9원의 64% 정도였지만 이후에는 생산원가를 회수해야 한다는 이유로 10차례 올렸다. 반면 주택용 요금은 여름철 누진제 완화 등으로 지속적으로 인하됐다.

정부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산업용 경부하 요금(심야시간대 할인 요금)마저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산업계의 어려움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중에 경부하 요금 조정을 포함한 전기요금 개편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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