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속도’에 한발 더… 내년 더 빠른 5G가 온다

곽도영 기자

입력 2019-12-02 03:00 수정 2019-12-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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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세계 첫 5G전파 송출 1년



#1. 지난달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에서 스크린 속 디지털 캐릭터가 실제 댄서의 춤을 그대로 따라 하는 공연이 펼쳐졌다. 댄서의 몸에 붙어 있는 동작 인식 센서가 춤 동작을 읽어내 서버로 옮기고, 이를 디지털 캐릭터가 구현하기까지 1초의 지연도 없었다.

#2. 지난해 11월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던 KT 통신구(케이블이 지나가는 지하 통로)에는 로봇이 등장했다. 특정 지점의 온도가 올라가자 로봇이 레일을 따라 이동하며 현장 상황을 중앙관제센터로 실시간 중계했고, 문제 지점을 정확히 조준해 소화 가스를 뿜었다.

이 같은 기술 뒤에는 빠른 속도, 끊김 없는 전송이 특징인 5세대(5G) 이동통신이 있었다. 올 한 해 국내 통신업계는 5G로 시작해 5G로 마무리되는 중이다. 한국은 2018년 12월 1일 세계 최초로 5G 전파를 쏘는 데 성공했다. 올 4월 3일엔 스마트폰 기반 5G 서비스의 최초 상용화를 이끌어냈다. 내년엔 새로운 5G 주파수 대역인 28GHz(기가헤르츠) 대역 상용화로 ‘꿈의 속도’에 한발 더 다가가게 된다.


○ 2020년 초, 이동통신 가입자 10%가 5G 쓴다


5G 전파 송출 1주년인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5G 서비스 가입자는 11월 29일 기준 약 433만 명이다. 올 연말엔 47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초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10%가 5G 가입자가 된다.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된 이래 4G(LTE) 상용화까지 한국 통신업계는 추격자 입지에 있었다. 5G의 세계 최초 상용화는 이를 통신 선도국으로 뒤바꾼 계기로 평가받는다.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단말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와 올해 1분기(1∼3월) 5G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1위(37%)를 기록했다. 화웨이(28%), 에릭슨(27%), 노키아(8%)에 앞선 수치다. LTE 시장에서 4위 안팎에 머물렀던 것과 대조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최대 경쟁사인 애플과 화웨이가 올해 5G 스마트폰 출시가 늦어진 틈을 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주요국 점유율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통신업계에선 5G를 타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이 경쟁적으로 출시됐다.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 5G 로봇 서비스 등도 초기 적용 단계에 접어들었다.


○ 여전한 음영 지역, ‘꿈의 속도’는 과제


건물 안이나 지하 구역, 수도권 외 일부 지역 등에서 제기되는 5G 음영 지역 극복은 과제로 남아 있다. 1일 국내 최대 스마트폰 커뮤니티 뽐뿌에선 “서울도 아직 멀었다” “전북 전주인데 몇 달 동안 통신 품질 좋았던 적이 없다” 등 전국 각지에서 5G 속도를 측정한 수치를 올리며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통신3사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내년에 ‘인빌딩(건물 안) 장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전국 85개 시, 동 단위로 기지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내년 통신업계는 ‘꿈의 속도’에 도전한다. 하반기에 28GHz 대역 5G 서비스와 단독모드(SA) 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있다. 28GHz 대역 서비스가 시작되면 현재(3.5GHz 대역 기반) 5G의 2배 이상, LTE의 8∼10배 속도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LTE와 일부 통신망을 공유하지 않는 SA 모드 서비스가 실행되면 통신망 접속 지연도 ‘0’에 가깝게 된다.

KTOA 관계자는 “올 한 해 한국 5G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일궈온 통신 역사의 전환기였다”며 “올해가 5G 상용화의 원년이었다면 내년은 5G 본격 활성화의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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