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도 프리미엄 바람… 299만원 코트 완판

신희철 기자

입력 2019-11-22 03:00 수정 2019-11-22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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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백화점급 품질 상품 ‘할인 공세’


올가을 롯데홈쇼핑의 최고가 상품이었던 ‘친칠라 피아나 후드 롱코트’는 9월 21일 방송 시작 후 1시간 만에 준비된 상품 1000벌이 모두 팔렸다. 정가 399만 원짜리 상품을 생방송 중 299만 원으로 할인 판매해 주문 금액만 30억 원에 달했다. 백화점에서나 볼 법한 비싼 상품이 최근에는 홈쇼핑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친칠라는 다람쥣과 동물로 밍크보다 부드럽고 따뜻해 최상급 모피 중 하나로 분류된다. ‘패션을 좀 아는 사람’에게는 겨울철에 각광받는 모피 소재다. 당시 홈쇼핑으로 친칠라 코트를 산 한 소비자는 “친칠라 코트가 홈쇼핑에 등장한 게 놀랍다”면서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방송을 보자마자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이탈리아 원단 브랜드 로로피아나, 모피 브랜드 만조니24와 직접 만나 가격 협상을 벌였다”면서 “유통 단계를 줄여 고급스러움에 가격 경쟁력을 더하자 소비자가 반응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저가 상품을 주로 판매하던 홈쇼핑 업계가 가격 경쟁력과 편리한 쇼핑 환경 등을 무기로 백화점 못지않은 프리미엄 쇼핑 채널로 변화하고 있다. 고가 의류를 비롯해 고급 가전과 생활용품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프리미엄 상품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패션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 패션 전문 인력을 확충해 △자체 브랜드 론칭 △유명 디자이너 협업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 등의 방식으로 고가 패션 상품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올가을 처음으로 몽골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고비’와의 협업 제품을 내놨다. 이 브랜드의 ‘캐시미어 100% 리버시블 맥시 롱 후드 코트’(정가 139만 원)는 지난달 18일 론칭 방송에서 30분 만에 약 6억 원어치나 팔렸다. 이달 13일 방송에서도 40분 만에 약 12억 원의 주문 금액을 기록하며 2회 방송(70분) 만에 1400여 벌을 판매했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이상봉 디자이너와 내놓은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이상봉 에디션’에서 ‘풀스킨 밍크코트’(정가 198만 원)도 선보였다.

CJ오쇼핑은 3월 유럽의 카를(칼) 라거펠트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칼 라거펠트 파리스’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칼 라거펠트의 원단과 디자인 등을 앞세워 139만 원짜리 ‘프리메라 토스카나 롱코트’를 지난달 12일 30분 만에 10억 원가량 팔았다. 디자이너 지춘희와 손잡고 선보인 ‘지스튜디오’도 론칭 1년 만에 연 주문 금액 1000억 원을 넘어섰다.

홈쇼핑 업계는 배송·설치비 무료, 생방송 할인 등의 혜택을 앞세워 패션 상품에 이어 고가의 가전과 생활용품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3일 독일 프리미엄 가전 ‘그룬딕’을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그룬딕 식기세척기는 가격이 150만∼160만 원에 달하지만 사각지대 없이 세척되는 장점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제품이다. CJ오쇼핑은 대량 주문을 통해 개당 30만 원에 달하는 독일 AMT 프라이팬 세트(2개)를 39만4000원에 판매했다. 해당 세트는 올해 8월 시간당 최대 2640개나 팔렸다. 현대홈쇼핑에선 지난해 10월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과 협업한 한정판 금은 주화를 판매하며 화제를 모았다. ‘부쉐론 다이아몬드 삽입 1kg 금화’(정가 1억7600만 원)를 비롯해 부쉐론 나뭇잎 모양 금화(정가 462만 원) 등을 판매해 30분간 3억6000만 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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