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할수 있는 모든 조치 담아”… 노동계는 강력반발

유성열 기자

입력 2019-11-19 03:00:00 수정 2019-11-1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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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52시간 보완책 발표]
한노총 “특별연장근로 악용 우려” 민노총 “文정부 노동정책에 분노”
경사노위 사회적대화 파행 가능성


정부는 18일 내놓은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 대책이 국회 입법 없이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담았다고 평가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의 주 52시간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별연장근로 요건 완화와 계도 기간 부여가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노동계가 정부 보완대책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회적 대화가 순조롭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별연장근로는 근로자 동의와 고용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현재 자연재해나 이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가능한 특별연장근로의 승인 요건을 ‘경영상 필요’까지 확대시킨다고 하지만 기업이 원하는 수준까지 완화될지는 미지수다. 일례로 신상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은 허용하되 일반적인 R&D는 특별연장근로 승인 요건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업무량 급증’도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면 특별연장근로가 승인되지 않을 수 있다. 강성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근로자의 동의를 얻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계도 기간 역시 처벌만 유예할 뿐 주 52시간제 시행 자체가 유예되는 것은 아니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계 관계자는 “계도 기간이 있더라도 신규 채용 여력이 없는 영세기업이 주 52시간제를 준비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勞政)관계는 앞으로 냉각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양대 노총은 이날 보완책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한목소리로 정부 비판에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시행 한 달을 앞두고 정부가 계도 기간을 꺼내 든 것은 스스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시인하는 것”이라며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를 보이기보다 ‘보완’이라는 이름으로 애매모호한 시그널을 기업에 보내왔으니 어떤 기업이 최선을 다하겠는가”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특별연장근로 확대에 대해서도 “일시적인 업무량 증가와 경영상 사유는 사용자가 언제든지 주장할 수 있으며 자의적인 해석도 가능하다”며 “특별연장근로를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사실상 마음만 먹으면 모든 사업장에 특별연장노동을 인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노동절망’ 정책에 분노하며 좌시하지 않겠다. 총파업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참여 중인 한국노총은 정부가 특별연장근로 확대 등을 추진할 경우 경사노위에 불참할 수도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런 점에서 지난달 11일 새로운 진용으로 출범한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가 파행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내년 초 한국노총 집행부 선거가 예정돼 있는 점이 변수”라며 “각 후보들이 표를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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