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3억5000만원 오른 84m²… 위태위태한 부동산 거품

김호경 기자 , 이새샘 기자

입력 2019-10-21 03:00:00 수정 2019-10-22 07: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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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엔진 식는데 집값만 폭등

정부, 강남-마포 등 불시점검 18일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를 불시에 방문한 정부 합동 현장점검반원들이 공인중개사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한국 경제의 각종 지표에는 빨간불이 켜졌는데 부동산 시장만 ‘나 홀로 과열’을 이어가고 있다. 신축 아파트부터 재개발, 재건축 시장까지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는 대대적인 부동산 시장 단속에 나섰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4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7% 상승해 7월부터 16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대대광’(대구, 대전, 광주) 등에서도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전국 아파트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은 9월 셋째 주 전주 대비 0.01%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선 뒤 5주 연속 상승했다. 대전은 올해 4월 넷째 주 0.02%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선 뒤 26주 연속 상승했고, 상승 폭도 커졌다. 광주는 지난해 4월부터 지속된 하락세가 끝나고 10월 둘째 주 상승세로 전환했다.

정부가 곧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고 이르면 11월 초 실제 적용 지역을 지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주요 타깃인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약발’이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10월 셋째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18% 상승했다. 9월 넷째 주 0.43% 상승한 뒤 상승 폭은 축소됐지만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상승제가 꺾일 줄 모르자 정부는 18일 국토교통부, 서울시, 구청 등 특별단속반을 구성해 부동산 현장점검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 일부 단지의 집값이 크게 오르자 그 배경에 중개업소가 개입한 불법 거래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합동 현장점검은 지난해 8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이날 정부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래미안대치팰리스, 신촌그랑자이(마포구 대흥동) 등 3곳을 ‘강남팀’과 ‘마포팀’으로 나눠 집중 단속했다. 유혜령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장은 “강남과 마포 지역에서도 최근 거래가 많고 집값이 급등한 대단지를 점검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첫 단속 대상이 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일명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을 대표하는 아파트 단지로 올해 9월에 84m² 평형 15층 아파트가 14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불과 넉 달 전인 5월 17층 같은 평형이 12억8000만 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그새 1억5000만 원이 올랐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는 전용 84.97m²(9층)가 9월 32억 원에 팔리는 등 한 달 만에 3억5000만 원 오르며 부동산 시장이 이상 과열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지난달 84.97m²형이 27억9800만 원에 거래되며 30억 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내년 초 입주가 시작되는 신촌그랑자이는 올 8월 전용면적 80m²의 입주권이 13억 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찍었다.

정부는 이번 합동점검 외에도 올해 7, 8월 서울에서 이뤄진 주택 거래를 중심으로 불법 대출이나 편법 증여 등 법규 위반 사례가 있는지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나 불법 거래 단속 같은 정부 정책이 거래만 위축시킬 뿐 가격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저금리로 투자 수요는 늘어나는데 거래를 옥죄면 한두 건만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져도 전체 가격이 오른 것 같은 착시 현상을 일으키고, 결국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에도 ‘베팅’을 하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특히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시중의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속도가 빨라지면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저금리로 시중에 유동자금이 넘치며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는데 거래, 공급은 모두 위축됐다”며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등 서울 주요 지역 재개발·재건축을 억제하는 정책으로 ‘똘똘한 한 채’의 희소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이새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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