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신동빈 집행유예 확정… 70억 뇌물은 인정

신동진 기자 , 김동혁 기자 , 강승현 기자

입력 2019-10-18 03:00:00 수정 2019-10-1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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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회장 3년 재판 마무리… “강요 피해자 아니다” 유죄 판단
업무상 횡령혐의는 무죄… 신격호 명예회장 징역3년 확정
롯데 “국가 기여로 신뢰회복 노력”


박근혜 전 대통령(67·수감 중) 측에 70억 원의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4)이 17일 대법원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박 전 대통령의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고 주장한 신 회장의 상고를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를 선고한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다만 대법원은 신 회장에 대해 “뇌물 공여자임과 동시에 강요의 피해자”라고 판단한 항소심과 달리 “강요의 피해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올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수감 중)의 상고심에서 신 회장에 대해 “대통령의 요구에 편승해 직무와 관련한 이익을 얻기 위해서 직무행위를 매수하려는 의사로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70억 원이 강요의 산물이 아닌 자발적 뇌물이라는 것이다. 17일 대법원도 이 법리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원심의 형량이 달라지진 않았다. 항소심이 이미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고, 형사소송법상 대법원에서 양형 부당을 다투려면 사형,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된 사건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뇌물로 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70억 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항소심은 뇌물죄를 인정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의 강요에 의해 의사 결정이 다소 제한된 상태에서 죄를 엄히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신 회장을 석방하고, 추징금도 면해줬다.

대법원은 신 회장의 경영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원심과 같은 판단을 했다. 롯데시네마가 직영하던 영화관 매점을 가족 회사 등에 임대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만 유죄로 인정됐고, 신 회장이 일가에게 공짜 급여를 지급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 나머지 혐의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대법원은 이날 업무상 횡령, 배임 혐의로 신 회장과 함께 기소된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96)에게 항소심 판결과 같이 징역 3년과 벌금 30억 원을 확정했다. 실형 확정 판결로 신 명예회장은 수감돼야 하지만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불구속 재판을 받았던 만큼 또다시 검찰에 형 집행정지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법원 최종 판결로 2015년 총수 일가 경영권 분쟁과 이듬해 검찰의 비자금 수사로 본격화된 롯데 경영비리 사건이 일단락됐다. 또 뇌물로 얽힌 국정농단 연루 혐의도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검은 2016년 6월 거액의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하고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주요 계열사 등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에 나섰다. 4개월 뒤 검찰은 롯데 총수 일가에 508억 원의 ‘공짜 급여’를 지급하고 일감을 몰아줘 그룹에 774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신 회장을 기소했다. 이후 국정농단 사건 수사가 이어지면서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뇌물로 준 혐의까지 추가돼 재판이 진행돼 왔다.

대법원 판결 직후 롯데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신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강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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