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이재용 거명하며 “우리 삼성이 경제 이끌어줘 늘 감사”

문병기 기자

입력 2019-10-11 03:00 수정 2019-10-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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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경제 행보]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 방문
삼성 관련 6차례 감사 표명… 적극적인 ‘기업 기살리기’ 나서
“이순신 장군 구국의 기반 닦은곳”… 해미읍성 들러 ‘경제극일’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역사를 표현한 조형물 ‘디스플레이의 꿈’을 둘러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삼성디스플레이가 2025년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 13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세계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산=청와대사진기자단
“우리 삼성이 가전에 이어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언제나 세계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주고 계셔서 늘 감사하다.”

10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삼성 공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인도 노이다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 올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하지만 삼성에 대한 격려 수위는 앞선 두 차례의 방문 때보다 더 과감해졌다. 민생경제와 경제 극일(克日)은 물론 ‘조국 정국’을 전환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업 기(氣)살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삼성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며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주신 이재용 부회장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등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이 부회장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것도, 이 부회장에게 감사를 표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삼성과 관련해 6차례에 걸쳐 “감사하다”, “고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시장의 흐름을 제때 읽고 변화를 선도해온 우리 기업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신규투자 협약식은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과의 화상통화에선 세 차례 “우리 삼성”이라고 지칭하며 “삼성의 혁신 노력에 대해 아주 축하드린다. 삼성전자 지난 분기 실적도 아주 좋았고, 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취업하기 희망하는 기업이라 들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화상통화에서 “부품·소재·장비 특정국 의존도가 높아 수출통제 영향을 받지 않을까 국민들이 걱정 많이 하시는데 이제 걱정 안 해도 되느냐”고 묻자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은 큰 목소리로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 후 주변에 화상통화 품질 등에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기업은 기업대로,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때 경제 극일도 가능하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동행한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업은 부지런히 투자하고 정부는 법과 제도로 응원하고 국민은 박수치는 좋은 현장이다. 각자가 각자의 할 일에 총 매진해 가보자”고 했다.

1시간가랑 진행된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기업과의 소통을 강조한 뒤 가진 첫 경제현장 방문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찬반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이슈를 전면에 부각시키면서 정국 전환 시도를 본격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에 이어 충남 지역경제투어에 나서면서 이날 하루 두 건의 경제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충남도청에서 열린 ‘해양신산업 발전전략 보고회’에 참석하기 전 방향을 틀어 충남 서산시 해미읍성을 찾아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할 수 있었던 기반을 닦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7월 12일 “전남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강조한 뒤 석 달 만에 다시 이순신 장군을 언급하며 경제 극일 의지를 부각한 셈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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