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내면 무제한 탑승” 저비용항공사 日하늘길 무한경쟁

변종국 기자

입력 2019-06-18 03:00:00 수정 2019-06-1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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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감소에 뜨거운 ‘특가 전쟁’


“하다 하다 무제한 항공권까지 등장했네요.”

지난달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은 한 달 반 동안 29만9000원을 내면 일본 전 노선을 횟수에 상관없이 다녀올 수 있는 ‘무제한 이용권’을 내놨다. 일본행 관광객이 줄어드는 가운데 LCC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사실상 항공기 시승체험 수준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싼 항공권까지 나온 것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LCC들 사이에선 경쟁적으로 일본 노선 특가를 내놓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특가 프로모션은 항공요금총액(항공운임+공항이용료+유류할증료) 중 항공운임을 싸게 하는 방식이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일본 노선에 대해 최대 95%까지 항공운임을 할인해 준다는 특가를 내놨다. 티웨이항공도 지난달 500원 특가를 내놨다가 아예 표 1장을 사면 1장을 더 주는 ‘1+1 특가 프로모션’까지 진행했다.

국내 LCC들이 5월에 내놓은 일본 노선 특가를 분석해본 결과 편도 기준 최저 항공요금총액은 5만 원 초반에 형성돼 있다. 공항이용료와 유류할증료가 5만 원 안팎에서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항공운임은 몇천 원 수준이다. 10만 원이 조금 넘는 돈으로 일본을 왕복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특가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일본으로 출국하는 한국인 여행객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1∼4월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은 264만74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약 12만 명)가 줄었다. 전년 대비 일본행 여행객이 감소한 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한국여행업협회가 여행사를 통해 발권한 내국인을 대상으로 따로 통계 낸 결과도 비슷하다. 올해 1∼3월 여행사를 통해 일본을 찾은 내국인은 약 114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26만 명 줄었다.

한 LCC 임원은 “그동안 항공사들이 일본행 노선을 늘려 왔지만 일본행 여행객이 갑자기 줄다 보니 항공권을 싸게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항공사로서는 1명이라도 더 태워 가는 게 이익이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특가로 일단 승객을 태우면 결국 주요 고객으로 연결돼 장기적으로 전체 수익이 늘어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항공 및 여행 업계에서는 일본행 여행객이 줄어드는 원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10년대 이후에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은 매년 전년 대비 20∼40%씩 늘어 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 외에 베트남이나 대만, 홍콩 등 대체 여행지가 급부상하면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1∼4월 아시아 주요 노선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을 집계한 결과 일본만 유일하게 여행객이 감소했다. 이 기간에 베트남을 찾은 여행객은 14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나 증가했다. 이어 대만(8.7%) 홍콩(2.7%) 말레이시아(11.8%)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한 LCC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이 급증했던 2015∼2018년까지는 엔화 환율이 1000원대 안팎에서 형성돼 있었는데 지금은 1100원 수준으로 오른 것도 여행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보인다”며 “다른 지역도 여행객은 늘고 있지만 증가 폭은 줄고 있어 전반적으로 한국의 여행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요즘 분위기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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