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 작은 것부터”… 종이컵 코팅 바꿔 年1억개 재활용

신희철 기자

입력 2019-04-19 03:00:00 수정 2019-04-19 10: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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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미래다]<5> GS리테일 ‘그린세이브’ 캠페인


편의점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장소 중 한 곳이다.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상품과 먹거리를 파는 데다 연중무휴, 24시간 영업도 한다. 18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 편의점 수는 3만6824개로, 서울에만 7653개의 편의점이 있다.

보통 편의점 한 곳에서 파는 상품 종류는 2000∼2500개에 이른다. 도시락, 음료수, 생활용품 등 편의점에서 파는 대부분의 상품은 플라스틱이나 종이, 비닐, 병 등으로 포장돼 있다. 소비자에게 팔리자마자 포장지는 누군가가 처리해야 할 쓰레기가 된다. 편의점 업계 대표적인 주자로 월평균 방문객이 1억5000만 명이나 되는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누구보다 친환경 상품과 포장지 개발에 앞장서는 이유다.


○ 연간 1억 잔 종이컵, 수용성 코팅으로 100% 재활용



전국에서 1만3260개의 편의점과 318개의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그룹사명 ‘GS’에서 이름을 딴 ‘그린세이브(Green Save)’ 생활 밀착형 환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친환경 소재 활용 △재활용성 증대 △과대포장 축소 △친환경 제품 판매 확대 등을 목표로 한다. 백범윤 GS리테일 PB개발팀 부장은 “친환경 제품 구매가 ‘착한 소비’라고 여기고 적극 동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유통업체가 친환경 상품 제작에 앞장서면 제조사들도 동참하며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아이템에 주목했다. 종이컵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종이컵 내부엔 비닐 재질인 폴리에틸렌(PE) 코팅 처리가 돼 있다. 음료를 오래 담아놔도 형태가 변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이 같은 종이컵의 재활용률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종이로 분류해 재활용하려면 PE 코팅을 벗겨내야 하는데 국내엔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거의 없다.

GS25는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 ‘CAFE 25’의 종이컵 내부에 업계 최초로 수용성 코팅 처리를 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 분해되는 성질로 별도의 분리 작업 없이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GS25는 종이컵뿐만 아니라 뚜껑과 컵홀더에도 모두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 CAFE 25 판매량은 연간 1억 잔에 달하고 이를 쌓을 경우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약 8848m)의 1130배 높이에 해당한다. 종이컵 하나를 바꿔 환경 보호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GS25는 로고를 새기지 않은 민무늬 아이스컵을 지난해 10월부터 판매 중이다. 화학제품을 써서 아이스컵에 로고를 새기면 재활용이 어려워지는데 민무늬 컵은 재활용률을 높이게 된다. GS25에서 판매되는 아이스컵은 연간 1억5000만 개가 넘는다. 지난해 7월부턴 ‘에코 절취선’을 적용한 음료도 선보이고 있다. 점선 모양의 절취선을 만들어 용기를 감싸는 라벨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 종이영수증, 종이가격표, 비닐쇼핑백 3무(無)

슈퍼마켓에서의 변화도 눈에 띈다. GS수퍼마켓은 종이영수증, 종이가격표, 비닐쇼핑백을 사용하지 않는 ‘3무(無)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GS수퍼마켓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며 전자영수증 발급을 시작했다. 지난해 한 해에만 전자영수증 발급 건수가 500만 건에 달했다. 이를 20cm짜리 종이 영수증으로 환산하면 1000km에 이른다. 올해는 600만 건 이상의 전자영수증 발급이 예상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전자영수증 외에도 종이 대신 디스플레이로 가격을 표시하고 모바일 전단지 등을 활용하면서 GS리테일의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 연간 A4용지 2억 장가량을 절약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친환경 상품을 자사가 운영하는 호텔과 헬스앤드뷰티스토어(H&B)에도 확산시키고 있다. 특급호텔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내 모든 레스토랑과 카페는 지난해 9월부터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했다. 플라스틱 빨대보다 원가가 3∼4배 높지만 재활용이 쉬워서다. 호텔에 이어 GS25 직영점, GS수퍼마켓, H&B 랄라블라에도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모바일 쇼핑몰 GS프레시에선 올 1월부터 100% 재활용되는 친환경 박스를 사용 중이다. 기존 박스는 종이 박스와 은박 재질을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아이스팩도 수질 오염의 우려가 있는 물질이었다.

GS리테일은 이 중 골판지를 활용해 보냉력을 강화하면서도 재활용이 편리한 박스를 제작했다. 특수한 물로 제작한 친환경 아이스팩도 개발했다. 폐기 시 봉투를 뜯고 바로 싱크대나 화장실에 흘려보내도 된다. 친환경성과 소비자 편의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셈이다.

5월부턴 ‘비(非)식품’에서도 친환경 포장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연간 200만 개가량 판매되는 필기구 15종에 기존 연신폴리프로필렌(OPP) 필름 대신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수 있는 소재를 적용한 것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필기구를 시작으로 다양한 비식품 상품에서도 친환경 아이디어를 구현할 것”이라며 “환경을 생각하는 그린컨슈머와 적극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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