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아이 피흘리며 우는데…어린이집 5시간 방치했다” (영상)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5-18 14:24:00 수정 2022-05-18 18: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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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아동 부친 A 씨가 공개한 해당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두 살 아이가 다쳐 피를 흘리고 있는데도 교사들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해당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어린이집에서 27개월 아기가 다쳤다. 간절하게 도움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 아동 부친 A 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11시경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있는 한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부주의하게 책상을 옮기다 매트가 들려 아이가 넘어졌다. 이로 인해 아이는 책상 모서리에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A 씨는 “선생님은 아이가 다치는 걸 인지하였음에도 마치 아무 일 없듯이 방치하며 넘어갔다”며 아들 B 군(2)의 사고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책상을 정리하고 있는 보육교사 C 씨에게 B 군이 걸어갔다. 이후 B 군은 이 책상 모서리에 치아를 부딪쳤고 곧바로 넘어졌다.

이를 본 C 씨는 B 군을 들어 안아 바닥에 옮긴 뒤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은 채 책상 정리를 이어갔다. 그동안 B 군은 울며 바닥에 피를 흘렸다. 당시 현장에는 C 씨 외에 다른 보육교사 2명이 더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아동 부친 A 씨가 공개한 해당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피해 아동 부친 A 씨가 공개한 해당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 씨는 “어린이집에선 당일 오후 12시 37분경 아내에게 연락해 아이가 매트에서 뛰다가 넘어져 아랫입술이 살짝 찢어졌다고만 알려줬다”며 “이후 아이가 잠들어 있다고 말해 오히려 아내가 놀랐을 교사를 위로해줬다”고 했다.

그는 “가정통신문에도 아이 상태는 ‘양호’로 나와있었다”면서 “그러나 하원한 아이의 상태를 보고 단순히 뛰다 넘어져 다친 상황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아이의 앞니가 뒤로 심하게 들어가 피가 맺혀있었고, 아랫입술은 엄지손가락 이상으로 벌어져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바로 CCTV를 열람해보니 아이는 사고가 난 시간부터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시간까지 약 5시간 동안 다친 상태로 계속 울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는 사고로 앞니 두 개 함입(함몰), 치아깨짐, 윗니가 아랫입술을 관통하는 상해를 입었다. 조금 더 심했으면 피부를 뚫고 나올 뻔 했다고 한다”고 B 군의 상태를 설명했다.

A 씨가 올린 아이의 상해 사진을 보면 B 군은 윗입술이 파랗게 멍들고 아랫잇술엔 붉은 상처가 났다. 또 다른 사진에선 수술을 받은 듯 아랫입술에 꿰맨 자국이 선명했다.

피해 아동 부친 A 씨가 공개한 아이의 상해 정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 씨는 “사고의 상황이 하루 이틀로 끝날 수 없는 영구치의 문제여서 추후 보상 및 분쟁의 소지를 막기 위해 전문가를 통해 해당 내용을 공문화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대문구청 여성복지과 및 서대문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어린이집 대소사를 관장하는 구청 여성복지과에서 자기네들이 할 수 있는 건 ‘과태료 100만 원이 전부’라고 했다”며 “왜 이런 사고에 대해 구청은 어이없는 처분만 하고 흐지부지 넘어가는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은) 아이의 상태보다는 숨기는 게 우선이었다. ‘혹여 불미스럽게 은퇴를 하면 안 되지 않겠느냐’는 원장과의 통화를 돌이켜 보면 더 이상 이성의 끈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사고 후)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이가 트라우마 때문인지 밥도 잘 안 먹고 거부하기 일쑤”라며 “어떻게 처리를 해야 (어린이집에) 강한 처벌을 할 수 있을지 진심으로 조언을 구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해당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등을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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