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로 착각”… 길가서 소변보던 택시기사, 엽사가 쏜 총에 숨져
이승우 기자
입력 2022-05-02 03:00 수정 2022-05-02 18:15
북한산 자락 구기터널 인근서
관통상 기사 병원 옮겼지만 숨져
경찰, 70대 엽사 구속영장 신청
북한산 자락 도로 인근에서 소변을 보던 택시 기사를 70대 엽사가 멧돼지로 오인하고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엽사 A 씨(72)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8시경 서울 은평구 구기터널 인근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인도에서 5m가량 떨어진 곳에서 소변을 보던 70대 택시기사에게 엽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두운 산에서 멧돼지를 쫓아 내려오다 숲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멧돼지인 줄 알고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기사는 북한산 생태공원에서 구기터널 쪽으로 향하는 방향을 바라보며 소변을 보던 중 우측에서 20∼30m가량 떨어진 곳에서 A 씨가 쏜 총에 맞았다. 한 번에 발사된 탄환 2발에 각각 오른쪽 손목과 복부를 관통당해 그 자리에 쓰러졌다.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택시기사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약 5시간 뒤인 지난달 30일 오전 0시 52분경 숨을 거뒀다.
사고가 난 도로변은 민가와 거리가 있어 인적이 드물고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던 곳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서울멧돼지 출현방지단 소속으로 은평구청 등에 등록된 엽사다. 수렵과 관련한 사고 이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사람이 통행할 가능성이 있는 인도 쪽으로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총을 쏜 것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멧돼지 오인 총격 사고는 최근 몇 년 동안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경북 김천시 복숭아밭에서 50대 남성이 멧돼지로 착각한 엽사의 총에 중상을 입었고, 2020년 10월에도 충남 청양군 야산에서 멧돼지 사냥을 갔던 40대 엽사가 동료의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관통상 기사 병원 옮겼지만 숨져
경찰, 70대 엽사 구속영장 신청
북한산 자락 도로 인근에서 소변을 보던 택시 기사를 70대 엽사가 멧돼지로 오인하고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엽사 A 씨(72)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8시경 서울 은평구 구기터널 인근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인도에서 5m가량 떨어진 곳에서 소변을 보던 70대 택시기사에게 엽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두운 산에서 멧돼지를 쫓아 내려오다 숲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멧돼지인 줄 알고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기사는 북한산 생태공원에서 구기터널 쪽으로 향하는 방향을 바라보며 소변을 보던 중 우측에서 20∼30m가량 떨어진 곳에서 A 씨가 쏜 총에 맞았다. 한 번에 발사된 탄환 2발에 각각 오른쪽 손목과 복부를 관통당해 그 자리에 쓰러졌다.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택시기사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약 5시간 뒤인 지난달 30일 오전 0시 52분경 숨을 거뒀다.
사고가 난 도로변은 민가와 거리가 있어 인적이 드물고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던 곳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서울멧돼지 출현방지단 소속으로 은평구청 등에 등록된 엽사다. 수렵과 관련한 사고 이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사람이 통행할 가능성이 있는 인도 쪽으로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총을 쏜 것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멧돼지 오인 총격 사고는 최근 몇 년 동안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경북 김천시 복숭아밭에서 50대 남성이 멧돼지로 착각한 엽사의 총에 중상을 입었고, 2020년 10월에도 충남 청양군 야산에서 멧돼지 사냥을 갔던 40대 엽사가 동료의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비즈N 탑기사
- 기존 크림빵보다 6.6배 큰 ‘크림대빵’ 인기
- “스무 살 됐다고 매달 30만원씩 내라는 엄마…보증금 모을 기간도 안 주더라”
- “월 400만원 보장” 믿고 동남아 갔다가…여권·휴대폰 뺏기고 감금
- 터널서 리어카 끌던 할머니, 경찰이 발견해 안전 구출
- “제가 가끔 미쳐요” 유명 작곡가, 마약 취해 비틀비틀 거리 활보…CCTV 공개
- “가난한 사람들은 시리얼로 저녁 때워라…” 美 대기업 CEO 발언 뭇매
- 훔친 택배차 몰다가 사고 낸 20대…경찰 10㎞ 추적해 검거
- ‘수집광’ 英 엘턴 존, 뱅크시 작품 등 900점 경매
- “왜 우리가 뒤집어 써야 하나”…전공의 일 떠안은 간호사들 부글
- “中 춘제 연휴 여행 지출, 코로나19 이전 수준 넘어”
- 서울·수도권 집값 낙폭 축소…지방은 확대
- ‘소액 지분 땅 투자’ 기획부동산 의심부터[부동산 빨간펜]
- 서울 25개구 중 6개구 빼고 전부 다 하락…‘아파트 가격 횡보 지속’
- 삼성전자 임원, ‘설카포 박사’ 늘고 빅테크 출신도 약진
- 경기관광공사, 임진각 ‘평화누리캠핑장’ 4월1일 재개장
- 尹, ‘금사과 꺾기’ 특단조치…농산물 가격안정 1500억 즉각 투입
- ‘알박기’로 150배 수익… 기획부동산-탈세 96명 세무조사
- LA관광청, ‘LA는현재상영중’ 글로벌 캠페인 전개… 역대 최대 규모
- 채소·고기 가격도 金값…‘못난이 채소·美냉동육’ 뜬다
- 갤S22·Z4부터 아이폰13~15 최대 지원금 일제 하향한 KT,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