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인 척 우체국에 시체 끌고 온 아일랜드 男2명…“연금 타려고”
뉴시스
입력 2022-01-24 15:53 수정 2022-01-24 15:53
최근 영국 아일랜드에서 30대 남성 2명이 연금을 수령하겠다며 우체국에 연금대상자의 시체를 끌고 왔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당국은 숨진 채 발견된 남성의 신원은 인근 주민인 피더 도일(66)로 밝혀졌으며, 도일의 시체를 우체국에 끌고 간 30대 용의자 2명은 도일과 잘 아는 사이로 추정돼 현재 “의문의 죽음을 둘러싼 모든 정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오전 11시30분께 아일랜드 남동부 카로우 카운티 소재 우체국에 한 30대 남성이 도일의 연금을 대리 수령하겠다고 찾아왔다. 이에 우체국 직원이 연금은 대리 수령이 불가하다고 안내하자 해당 남성은 돌아갔다.
돌아갔던 남성은 또 다른 남성과 함께 연금 대상자인 도일을 부축해 데리고 나타났다. 다만 도일이 힘없이 널브러진 채 다른 2명에 들려있는 상태였으며, 축 늘어진 도일에 “외출용 재킷이 입혀져 있었고 모자도 씌워져 있었다고 직원이 회상했다”고 지역 매체는 전했다.
당시 수상함을 느낀 우체국 직원은 이들에 연금을 전달하지 않고 비상벨을 울렸다. 이에 남성 2명은 부축하고 있던 도일을 현장에 버리고 달아났다.
당국은 부검을 진행했지만 도일의 정확한 사망 시각은 알아내지 못해, 도일의 사망 시점이 우체국 도착 전인지 후인지 의학적으로는 밝히기 어려울 것으로 전했다.
취조받던 용의자 2명 중 한 명은 자신들이 도일의 집을 나설 때까지 도일이 살아있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우체국에서 약 500m 떨어진 도일의 자택에서 용의자 2명이 도일을 어떻게 우체국까지 끌고 왔는지 규명하기 위해 당국은 인근 CC(폐쇄회로)TV 탐문 등을 통해 조사 중이다.
한 익명의 제보자는 지역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딸이 사건 발생 시각에 집을 나서던 중, 남성 2명이 도일을 끌고 우체국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일의) 두 발이 땅에 끌리고 있어,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고 (딸이) 말했다”고 덧붙였다.
사건 소식을 접한 카로우 시장은 “너무 충격적이다”라며 “어느 누가 그런 짓을 할 수 있다니, 믿을 수 없다”라고 전했다.
아일랜드 중도우파정당 피너게일 소속 지역 의회 의원 퍼갈 번은 “(고인은) 누구에게도 불쾌감을 주지 않았던 모든 면에서 훌륭했던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이어 “기이하고 마음 아픈 일을 겪은 유족에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우체국) 직원들도 충격이 클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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