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인부 덮친 ‘만취 벤츠’ 여성에 징역 12년 구형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9-17 16:47 수정 2021-09-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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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한 채 운전대를 잡았다가 공사 작업 중이던 60대 인부를 치어 숨지게 한 30대 여성. 뉴시스

만취 상태로 벤츠 차량을 몰다가 공사장에서 작업 중인 60대 인부를 숨지게 한 30대 여성에게 검찰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유족은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재차 밝혔다.

검찰은 17일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박소연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씨(31)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 씨는 앞서 지난 5월 24일 오전 2시경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LPG 충전소 앞 도로에서 2호선 콘크리트 방음벽 철거 작업을 진행하던 B 씨(61)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88%이었다. 그는 지난해 4월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피고인이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만취 상태로 공사현장을 덮쳐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한 집안의 가장이자 누군가의 아버지는 수의조차 입혀드리지 못할 정도로 처참하게 돌아가셨으며, 피고인은 이에 상응하는 중형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유족은 이날 증인심문에서 “아버지는 생의 마지막을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가시지 못했다”며 “그로 인해 가족들과 작별 인사마저 제대로 할 수가 없었고, 아버지를 평생 그리워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A 씨는 최후 진술에서 “유가족들에게 정말 잘못했고 죄송하다”며 “무책임하게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았고, 인간으로 못할 짓을 저릴렀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유족 측은 “저희는 합의 의사가 절대 없음을 말씀드린다”며 “구형 그대로 (선고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11월 1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사고 현장 사진. 성동경찰서 제공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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