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 잘 만난 캐디, 두대회만에 ‘20억 돈방석’

이헌재 기자

입력 2021-09-09 03:00 수정 2021-09-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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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투어 챔피언십 연속 우승… 캔틀레이, 200억원 상당 상금 받아
2017년부터 캐디백 맨 미니스터, 코로나 확진뒤 복귀해 귀중한 2승
총 상금의 10%인 20억 수령 추정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패트릭 캔틀레이(오른쪽)와 캐디 맷 미니스터. 둘은 이번 시즌에만 4승을 합작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끝난 BMW 챔피언십 16번홀 그린을 걷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 오윙스 밀스=게티이미지

6일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은 ‘돈 잔치’로 불렸다.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30명만 출전한 이 대회에 걸린 총 상금은 6000만 달러(약 700억 원)였다. 소문난 잔치의 주인공은 미국의 패트릭 캔틀레이(29·세계랭킹 4위)였다.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을 1타 차로 따돌린 캔틀레이는 우승 보너스 1500만 달러(약 175억 원)를 받았다.

그리고 또 한 명 ‘돈방석’에 오른 사람이 있었다. USA투데이와 야후스포츠 등 해외 매체들은 9일 캔틀레이의 캐디로 나섰던 맷 미니스터(47)의 ‘인생역전’ 이야기를 소개했다.

PGA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들은 대개 상금의 10%를 캐디에게 준다. 미니스터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얼마를 받았는지는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을 아꼈지만 10%로 계산하면 150만 달러(약 17억5000만 원)를 수령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USA투데이는 “정확한 액수는 알 수 없지만 일반인이 평생 벌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았다는 건 확실하다”고 전했다.

캔틀레이는 지난달 30일 끝난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는데 당시 우승 상금은 171만 달러(약 20억 원)였다. 미니스터는 단 두 대회만으로 약 20억 원을 벌었다고 할 수 있다.

어릴 적 골프 선수였던 미니스터는 프로 골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대신 일찌감치 프로 선수들의 캐디백을 메는 캐디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부터는 배상문(35)의 캐디로 일하며 두 차례 PGA투어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캔틀레이와는 2017년 처음 만났다. 당시 허리 수술로 2년 넘게 쉬었던 캔틀레이 측이 먼저 캐디백을 메줄 것을 요청했고, 미니스터는 선뜻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후 캔틀레이는 승승장구했다. 그해부터 이번 투어 챔피언십까지 두 사람은 여섯 차례나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만 3500만 달러 이상이었으니 미니스터 역시 350만 달러 이상 벌었다고 할 수 있다.

미니스터는 시즌이 한창이던 8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2주가량 필드를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건강하게 다시 돌아온 뒤 가장 중요한 두 대회 우승을 함께했다.

미니스터는 18세 어린 캔틀레이를 “보스(Boss)”라고 칭한다. 캔틀레이는 가끔씩 그를 “아빠(Dad)”라고 부른다. 캔틀레이는 “맷은 나를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다. 항상 그에게 의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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