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장화 신고 핏물 뺀’ 족발집 논란, 알고 보니 ‘알바 갑질’?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8-30 15:03 수정 2021-08-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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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집, 코로나19로 형편 어려워…월급 조정 요구
점주 “언론 제보 직원, 저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협박”


보도된 YTN 화면 캡처

경기도의 한 족발집 직원이 담배를 피우러 밖에 나가거나 청소할 때 신었던 장화를 그대로 신은 채 족발을 밟으며 핏물을 뺀 영상이 공개돼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프랜차이즈 본사 측이 ‘악의적으로 연출된 영상’이라고 해명했다.

YTN은 30일 경기도 오산의 한 족발 체인점에서 지난 1월 고무장화를 신은 직원 A 씨가 족발의 핏물을 빼기 위해 발로 밟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본사 지침대로 손이나 기계로 빼야 하지만 편하게 하기 위해 직원 A 씨는 발로 핏물을 뺐다고 한다. 문제는 A 씨가 가게 밖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청소를 할 때 신었던 장화가 족발의 핏물을 뺄 때도 그대로 신고 있었다는 것.

당시 같이 일하던 동료 직원 B 씨는 YTN에 “(A씨가 핏물 빼기를) 발로 하는데도 불구하고 전용 장화가 아니고, 그걸 청소할 때도 신고, 밖에 나갈 때도 신고. 하루에 장화를 착용하면 청소할 때까지 신고 있더라”고 전했다.

이를 인지한 해당 점주는 A 씨를 해고한 뒤 YTN에 “제가 관리를 잘못해서… (사실을 인지하고 나서) ‘손님들 보기에도 그렇고 위생상 안 좋으니 하지 마라, 나오지 마셔라’(라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매장, 사과문 게시…그러나 ‘악의적인 연출’ 반박
프랜차이즈 본사 사과문. 업체 홈페이지 캡처

보도 이후 해당 족발 체인점으로 알려진 ‘가장맛있는족발’ 프랜차이즈 본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경기도 오산시 가맹점주의 자필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에 따르면 ‘관리감독 부족으로 벌어진 일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반성하며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부분을 인정하며 다시 한번 진심을 다해 깊이 사과드립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전국 매장에서 모든 과정을 재점검하고 위생관리 교육을 완료하면 공지할 예정”이라며 “전국 가맹점 관리와 재교육을 마치기 전까지 신규 가맹점을 받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점주는 사과를 전하면서도 ‘악의적인 제보’라고 주장했다. 점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정상적인 매장 영업이 어려워지자 직원들에게 월급과 근로시간 조정을 요구했고 이에 반감을 느낀 B 씨가 악의적으로 언론에 제보했다는 것.

경기도 오산 가맹점주 사과문. 업체 홈페이지 캡처

점주에 따르면 문제가 된 영상 촬영 시점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중국인 근로자 A 씨는 지난 1월 15~17일 3일간 근무했다. 영상은 A 씨보다 앞서 2018년 입사한 중국인 근로자 B 씨가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주는 “지난 1월 17일 매장에서 근무한 중국인 노동자가 족발 세척 시 장화를 신고 밟았던 것을 봤다”며 “본사 매뉴얼도 아닌 못된 방법이라고 생각해 바로 A 씨를 정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 6개월이 지나 점주가 월급과 근로시간 조정을 요구를 하자 B 씨는 자신이 촬영한 영상으로 협박했다고 한다.

점주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매출이 급감하고 어려워지자 (다른 아르바이트 직원) B 씨에게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월급을 조정하자고 이야기했다”며 “B 씨는 이에 반감을 갖고 저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협박했고 노동부에도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장 관리를 소홀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문제를 인정하고 매장을 폐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매장은 이후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노동부에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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