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수송기 ‘문비어천가’ 논란에 “文 자화자찬이 문제”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7-27 15:46 수정 2021-07-27 17:47
최재형 전 검사원장이 27일 연천 UN군 화장장 인근 접경지역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최재형 캠프 제공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7일 청해부대 공중급유기 급파 지시와 관련한 ‘문비어천가’ 논란에 대해 “대통령의 자화자찬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청해부대 장병들이 국가가 나를 버린 게 아니냐는 한탄을 하고 있을 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공중급유기를 보내라고 지시했다는 ‘문비어천가’를 불렀다. 그런데 그 소식이 합동참모본부의 매뉴얼에 따른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해외 파병 근무 중 코로나에 집단 감염된 장병들을 어떻게 하면 빠르고 안전하게 복귀시켜 치료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가족들을 안심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 청와대는 대통령 홍보에 열을 올린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이 자화자찬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모더나 사의 코로나19 백신 수급 지연과 관련해서도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모더나 회장과 직접 전화 통화를 한 후 마치 우리나라는 백신 수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며 “그러나 모더나 백신 공급은 계속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이 그러니 정부 고위 공무원들도 따라 한다”며 “한 보건복지부 고위 공무원은 백신 예약 중단을 비판하는 국민들에게 사과는커녕 ‘정은경 청장의 철저함 때문’이라고 불을 지른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왜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는 것일까. 문 대통령이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자화자찬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라며 “문 대통령은 온통 자신의 인기, 지지율 방어에만 관심을 쏟다 보니 정작 우리 앞에 놓인 위험과 난제를 해결하는데 힘을 쏟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는 정신이 기본이 돼야 한다”며 “대통령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고 질타했다.
앞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21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보고를 받으시자마자 참모 회의에서 바로 정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공중 급유 수송기를 급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수석의 발언과 달리 지난해 6월 합동참모본부 지침에 이미 해당 대책이 명시돼 있던 것으로 드러나며 ‘문비어천가’ 논란이 일었다. 지난 26일 서욱 국방부장관 역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해 “대통령께서 지시가 있었던 것도 맞고, 저희가 검토를 했던 것도 맞고 매뉴얼에 있었던 것도 다 맞다”고 말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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