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문닫았는데 별점?… 미슐랭가이드 ‘시끌’

파리=김윤종 특파원

입력 2021-01-15 03:00 수정 2021-01-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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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에펠탑 앞서 비대면 발표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겠나” 논란 일자
미슐랭측 “식당 홍보가 우리의 책임”


1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서 ‘미슐랭 가이드 2021’ 발표식을 열기로 했다고 알리는 미슐랭 가이드 트위터 화면(위쪽 사진). 지난해 10월 30일 시작된 코로나19 봉쇄령으로 3개월째 영업이 중지된 파리 16구의 한 식당. 미슐랭 가이드 트위터·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거의 1년간 제대로 레스토랑 운영을 못 했는데 제대로 평가했을까요? 셰프들 사이에서도 논란거리예요.”

13일(현지 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15구의 한 식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로 문을 닫은 채 입구에서 포장한 음식만 판매하던 로베르 씨가 말했다.

전 세계의 ‘맛있는 식당’의 지침서로 통하는 미슐랭 가이드가 이달 18일 별점을 받은 식당 명단을 공개하기로 하자 셰프들은 “장기간 식당 문을 닫았는데, 어떻게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겠느냐”며 평가 공정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미슐랭 가이드는 18일 파리 에펠탑 앞에서 ‘미슐랭 가이드 2021’ 발표식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청중 없이 유튜브, 페이스북 등으로 중계하는 방식이다.

미슐랭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사에서 발행하는 식당 안내서로, 매년 별 1∼3개를 부여한 레스토랑 명단을 공개한다. 별 1개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2개는 요리가 뛰어나 찾아가 볼만한 식당, 3개는 장거리 여행 삼아 찾아갈 정도로 특출한 식당을 뜻한다. 전 세계에서 ‘맛집의 기준’으로 통하면서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에 신경 쓰는 식당들이 많다.

식당과 셰프들은 지난 1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각국마다 봉쇄 조치가 내려져 식당 영업이 장기간 중단된 점을 문제로 꼽고 있다. 프랑스만 해도 지난해 3∼5월 1차 확산 당시를 비롯해 2차 확산기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현재까지 전국 모든 식당의 실내영업이 금지된 상태다. 평가단이 식당을 다니며 평가할 절대적인 시간 자체가 부족해 올해는 신뢰할 만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란 비판이 요리사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다. 파리 7구에서 활동하는 요리사 파스칼 씨는 기자에게 “객관적 평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슐랭 가이드 트위터에도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오겠냐는 비난 댓글이 이어지자 미슐랭 가이드 측이 해명에 나섰다. 그웬달 폴레네크 국제 디렉터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식당과 요식업이 너무 어려웠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명단을 발표해 식당을 홍보하고 돕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해명했다. 봉쇄 조치 상황에서 별 부여의 정밀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조직을 구성해 평가를 해왔다는 부연 설명도 덧붙였다.

일부 레스토랑과 셰프들은 미슐랭 측의 해명에 동의하는 시각도 있다. 파리 근교 지베르니 지역에 가게를 연 요리사 플룸 씨는 “봉쇄 조치로 1년 중 5개월밖에 식당 운영을 못 했다”며 “별을 받는 스타 셰프들이 많이 나와 해당 레스토랑이 각광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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