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풍선 5억 ‘큰손’, 알고보니 기아차 취업사기범

광주=이형주 기자

입력 2020-09-11 03:00 수정 2020-09-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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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명에 150억 뜯은 30대 구속

“큰손 형님, 감사합니다.”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거액을 뿌려대 ‘큰손’ ‘대령’이라 불렸던 30대 남성이 수백 명을 상대로 취업 사기를 벌이다 경찰에 구속됐다.

광주지방경찰청은 “구직자들에게 사기를 쳐 모두 150억 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A 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초부터 아프리카TV 등에서 ‘대령’이란 닉네임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다른 진행자(BJ)들에게 ‘별 풍선’을 수시로 뿌렸는데, 한 달에 1억 원어치가 넘는 경우도 있었다. 자신의 방송에서도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운전석에 앉아 부를 과시했다. 자신을 “부동산 업계에서 일하며 한 달에 수억 원을 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A 씨는 이런 명성을 이용해 구직자들에게 돈을 뜯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부터 올 8월까지 약 600명에게 ‘기아자동차 등에 취업을 시켜준다’는 등의 거짓말로 각각 2000만∼6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무직인 A 씨는 취업사기로 마련한 돈을 대부분 인터넷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지도를 이용해 사기를 치려고 부자 행세를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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