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30년 동안 ‘정대협’에 이용당해…모금 이유도 몰라”
뉴스1
입력 2020-05-25 16:49 수정 2020-05-25 16:49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달 초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불투명한 회계운영을 지적한 피해 당사자 이용수 할머니(92)가 추가 기자회견을 통해 30여년 동안 어떤 이유인지 모르고 지원단체의 모금 행사에 동원되는 등 이용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당시 ‘정신대’와 ‘위안부’의 역할과 상황이 달랐지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등의 지원단체가 이를 분류하지 않고 혼용하고 활동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하고 정신대하고 어떻게 같습니까. 위안부는 생명을 걸어놓고 거기 가서 죽은 사람도 많다”라며 “정대협이 위안부 문제를 하는데, 거기에 해당하지도 않았는데 뭣 하러 그 사람들(일본인들)이 사죄하고 배상하겠습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할머니는 ‘대만 신주쿠 가미카제 부대’에 끌려가서 갖은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고 소개하며 “공장에 갔다 온 (정신대) 할머니하고 위안부, 아주 더럽고 듣기 싫은 위안부하고는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정신대는 근로정신대의 준말로 태평양전쟁 후반 일본이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민간인들을 강제로 동원하면서 탄생하게 됐다.
하지만 1945년 해방 후 국내에서는 ‘위안부’와 ‘정신대’라는 용어가 혼용되어왔다. 실제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초기에는 국내에서 ‘정신대’를 ‘위안부’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초기 생겨난 단체들의 이름에는 ‘정신대’라는 명칭이 들어갔다.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농구경기장을 방문해 모금을 한 적이 있었는데 “왜 그런 줄 몰랐다”라며 피해자들이 어떤 이유로 모금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첫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 등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의 기금운용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하며 현재 지원단체들이 진행하고 있는 ‘위안부’ 문제해결 운동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 할머니는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일본이 10억엔의 출연금을 내는 것을 미리 알고도 피해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윤 이사장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국회의원에 출마한 것은 잘못됐다고 꼬집었었다.
1차 기자회견 이후 언론의 취재가 이어지면서 정의연(정대협의 후신) 등 피해자 지원단체의 회계가 부실했으며 회계에 정확히 적시되지 않은 금액이 지원단체 관계자들에 의해 유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추가 기자회견에서 이 할머니는 언론을 통해 드러난 지원단체들의 부정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적인 판단을 받아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전 이사장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 할머니는 “그건 제가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그 사람은 자기 맘대로 했으니까 사퇴를 하든지 말든지 그건 말 안 하겠다”고 답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19일 윤 전 이사장과 만났다. 윤 전 이사장이 이날 할머니에게 사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측이 화해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들이 나왔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전 이사장 측과 화해한바 없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19일 만남에서 윤 전 이사장에게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윤 전 이사장은 회견 장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대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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