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과 영상 찍었다는 이유로…파키스탄 10대 소녀 2명, 가족에 살해 당해

박태근 기자

입력 2020-05-18 15:37 수정 2020-05-1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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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10대 소녀 2명이 남성과 함께 있는 영상을 찍었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살해당했다.

17일, BBC등 외신은 온라인에 게시된 영상 때문에 16세와 18세 소녀가 이른바 ‘명예 살인’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한 명은 아버지에게 죽임당했으며, 또 다른 한명은 오빠에게 목숨을 잃었다.

소녀들은 지난 14일 파키스탄 북서부 와지리스탄의 한 마을에서 가족들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가족들은 소녀들의 시신을 매장했다.

경찰은 이후 가해 남성 2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두 사람 모두 범행을 자백했다”고 전했다.

살해의 이유가 된 영상에는 젊은 남성 1명이 야외에서 3명의 소녀와 함께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AFP통신은 경찰을 인용해 영상 속 남성은 소녀들에게 키스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동영상은 약 1년 전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몇 주 전부터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최우선 과제는 또다른 3번째 소녀와 남성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에서는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이 여성을 살해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해마다 1000여명의 여성이 명예살인으로 희생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 의회는 2016년 명예살인 처벌 강화법을 통과시켰지만, 여전히 근절이 안 되는 상황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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