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통상전쟁’ 경고에 금값 또 사상최고치 치솟아

강우석 기자

입력 2025-04-18 03:00 수정 2025-04-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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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4개월만에 27.7% 급등
달러 약세… 환율 1418원대로 하락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무역 전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관세 정책으로 미국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달러 가치는 맥을 못 추고 있는 반면 중국 위안화 가치는 상승하는 분위기다.

16일(현지 시간)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현물 가격은 전일 대비 3.8% 오른 온스당 3350.2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7일에도 3330달러 안팎을 오가며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 이후 금 현물 가격의 상승률은 27.7%에 달한다. 2024년 한 해 동안 27% 오른 점을 고려하면 불과 넉 달여 만에 전년도 상승분을 뛰어넘은 것이다. 금 선물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전일 대비 3.2% 상승한 온스당 3344.1달러(16일 기준)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중 갈등이 심화되자 안전자산인 금을 찾는 수요가 폭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통상 전 세계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편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미국 달러가 약세인 상황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는 99.62(17일 오후 기준)를 기록 중이다. 이달 11일 1년 9개월 만에 100 아래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16일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인해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 힘이 실릴수록 달러 가치는 주춤할 수밖에 없다. 파월 의장은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상승과 성장 둔화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달러와는 대조적으로 위안화는 상승하고 있다. 17일 중국 런민은행은 위안-달러 환율을 전일 대비 0.0048위안 내린 7.208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가치가 달러 대비 0.07% 상승했다는 의미다.

달러 가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은 급락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8원 내린 1418.9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는 작년 12월 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금이 유일한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다 보니 금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까지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3700달러 상승하고, 내년 상반기(1∼6월)까지는 4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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