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앱결제 가격 기습 인상에 콘텐츠업계 비상

전남혁 기자

입력 2022-09-29 03:00:00 수정 2022-09-2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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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87단계별 가격 모두 올려




애플이 19일(현지 시간) 자사 앱 마켓(장터) 내부 인앱결제 가격 인상을 통보하면서 게임, 이모티콘, 웹툰 등을 취급하는 주요 콘텐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다음 달 5일까지 시스템 내부에 업데이트해야 하는 상황. 업계에서는 자체 조정을 통해 인상폭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고도 없는 일방적 인상안에 앱 장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빅마켓의 횡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의 가격 정책은 자체 규정한 ‘티어(등급)’별로 상품의 가격이 정해지고, 티어가 높아질수록 그에 해당하는 가격이 올라가는 방식이다. 애플은 1200원이었던 1티어 가격을 1500원으로, 2티어는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리는 등 전 티어별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가장 높은 87티어 상품은 119만 원에서 149만 원으로 오른다. 단, 자동으로 갱신되는 정기결제 콘텐츠는 가격 인상에서 제외된다.

적용 2주 전에 갑자기 가격 정책 변경을 통보하면서 개발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만 바꾸면 되는 게 아니라 내부 시스템도 새로 깔아야 하고, 사업·재무 부서와도 논의를 거쳐야 하는데 당황스럽다”고 했다.

티어별 가격은 정해져 있지만, 상품의 티어 자체는 콘텐츠 플랫폼이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소비자들의 실질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존 티어를 낮추는 등의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A게임사는 상품의 티어를 조정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기존의 게임 아이템 가격이 22티어(2만7000원)였다면, 새 인상안에서 2만7000원에 해당하는 18티어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B게임사는 기존 아이템 패키지 구성을 달리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일정량의 ‘쿠키’를 통해 콘텐츠를 이용하도록 한 네이버웹툰은 쿠키 개수를 조정해 개당 120원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 iOS 기준으로 쿠키 10개 1200원, 49개 5900원 식으로 구성된 자체 가격테이블이 변경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어 자체를 낮추기 힘든 저가 품목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곳도 있다. 이모티콘 구매에 2티어에 해당하는 2500원을 책정해 온 카카오의 경우 가격을 30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우려되지만 그렇다고 1티어(1500원)로 조정하면 가격을 40%나 낮춰야 하므로 수익성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소비자들은 인앱결제를 거치지 않고 콘텐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웹 결제’를 하는 방법으로 가격 인상에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앱 바깥에서 다른 경로로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애플이 제재 방안을 꺼낼 수도 있다. 앞서 카카오가 구글의 인앱결제 방침에 반발해 웹 결제를 유도하는 ‘아웃링크 결제’를 유지하다 구글의 업데이트 중단 통보에 철회한 바 있다. 또한 모바일 게임의 경우 대다수가 웹 결제가 아닌 인앱결제를 통해서만 아이템 구매가 가능한 상황이다.

애플의 가격 인상으로 iOS-안드로이드 이용자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콘텐츠를 이용하면서도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iOS 이용자 사이에서는 같은 상품인데도 안드로이드에 비해 콘텐츠 가격이 높다는 불만이 있어 왔다. 애플의 가격 인상을 이유로 구글 역시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우려된다. 앞서 구글은 6월 인앱결제를 의무화하면서 최대 15%였던 수수료율을 애플과 마찬가지로 최대 30%까지 인상한 바 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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