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로잡은 중고거래… ‘백화점 얼굴’ 1층 매장 꿰찼다

이지윤 기자

입력 2022-09-21 03:00:00 수정 2022-09-21 0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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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컨슈머가 온다]〈6〉리커머스, 오프라인 시장 확산
“희귀물품 고르고 득템하는 재미”… 현대-신세계百, 중고 전문관 열어
해외 백화점은 중고매장 일반화… 성수-연남동 빈티지숍, MZ 핫플로
‘큰손’ 중장년층 인식도 달라져… 주류 소비방식으로 자리 잡아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개장한 중고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 전경. 이곳에서는 전 세계 각지에서 공수한 중고 의류와 1960∼2000년대 출시된 럭셔리 시계, 중고 명품 100여 점을 판매한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19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빈티지 의류를 구경하러 온 남녀노소 방문객들로 붐볐다. 806m²(약 244평) 규모로 개장한 중고 전문관은 1960년대 생산된 롤렉스 시계부터 폴로·칼하트 등 인기 중고 의류, 유럽에서 공수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가득했다. 빈티지 그릇, 니트 등을 사기 위해 20대 딸과 함께 매장을 찾은 백모 씨(55)는 “희귀한 물건을 직접 고르고 ‘득템’ 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해 온 ‘리커머스(중고 거래)’가 오프라인 주류 소비 시장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서울 성수동 일대의 빈티지숍이 MZ세대 핫플로 떠오른 데 이어 고급 소비의 대명사인 백화점에까지 중고 매장이 입점하고 있다.
○ ‘백화점 얼굴’ 1층까지 꿰찬 중고 매장
백화점업계는 최근 중고품 판매 공간 확충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올해 6월 점포의 ‘얼굴’격인 1층에서 해외 럭셔리 브랜드의 중고품을 한데 모은 편집숍을 한시적으로 운영했다. 현대백화점은 신촌점에 업계 처음으로 1개 층을 모두 할애한 중고 전문관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 미아점 1층에 중고 명품 매장을 선보인다.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이달 22일까지 중고 의류를 판매하는 팝업 행사를 진행한다.


중고 매장의 백화점 점령은 해외에서도 일반화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갈르리 라파예트는 지난해 9월 중고 패션 전문매장을 선보였다. 같은 시기 프랭탕은 중고 명품 전용공간을 2148m²(약 650평) 규모로 열었다.

앞서 2020년 독일 베를린의 카르슈타트 백화점에는 주방용품부터 가구, 패션을 아우르는 중고 전문관이 개설되기도 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40조∼50조 원 규모였던 전 세계 중고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15∼20%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 중고 거래 인식 바뀌며 소비시장 주류로 안착
신제품 판매 공간이던 백화점이 탈바꿈하는 건 젊은층을 중심으로 리커머스가 주류 소비방식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희소성과 가성비 덕에 모바일앱에서 급속히 확산한 중고 소비는 최근 성수동, 연남동 등 유명 상권에 빈티지숍으로 속속 들어서며 MZ세대 핫플로 떠올랐다. 오프라인 중심의 중고 의류 플랫폼 마켓인유 관계자는 “리커머스의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의 ‘메인스트림’인 오프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제품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어 인기”라고 말했다.

MZ세대는 희소성 있는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만족감 때문에 빈티지 쇼핑을 일종의 취미로 여긴다. 소비시장 ‘큰손’인 40대 이상이 중고품을 대하는 인식도 달라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고시장이 중고 명품 거래 활성화, 온라인 중고 플랫폼 부상 등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갖게 되면서 중장년층 유입도 늘었다”고 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특급호텔에서 고가 브랜드 중고품을 판매하는 브그즈트 컬렉션의 경우 40대 이상 고객들의 문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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