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코로나 후유증’… 매출-영업익 일제히 하락

이지윤 기자

입력 2022-08-08 03:00:00 수정 2022-08-08 0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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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코로나’ 중국매장 영업 중단, 우크라전쟁에 원자재값 급등 영향
2분기 일부 업체 영업익 적자 전환
업계, 40대 임원 발탁 등 물갈이… 경영쇄신 통해 위기탈출 안간힘
전문가 “경기침체 장기화 대비… 中의존 줄이고 시장 다변화를”



화장품업계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실적이 줄줄이 악화하며 40대 임원을 대거 발탁하는 등 세대교체까지 단행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 회복이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 해외사업 부진에 위기 몰린 화장품업계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4∼6월) 매출 1조26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09억 원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LG생활건강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9%, 35.5%씩 줄어들었고, 애경산업도 영업이익이 27.9% 하락해 41억8800만 원에 그쳤다. 매출(1418억 원)은 0.8% 감소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3월 말부터 중국 도시봉쇄 조치가 시행되며 매장 영업이 중단되고 물류 출하도 제한돼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중국 등 아시아 지역 해외 매출이 33%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화장품 주원료인 글리세린(팜유) 매입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상승한 데다 포장재 가격, 물류비도 일제히 올랐다.

국내 사업 역시 중국 봉쇄 타격이 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봉쇄 조치로 다이궁(보따리상)마저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자 면세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 매출 중 34%를 차지했던 면세 매출은 올해 2분기 비중이 22%까지 떨어졌다.

화장품 기업들의 위기감은 최근 정기 인사로도 드러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1일 정기 인사를 통해 20, 30대를 팀장급으로, 40대를 임원으로 대거 발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느끼는 위기감이 반영된 인사”라며 “실적 악화로 연봉이 높은 직원들을 내보내려는 의도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지난해 11월 단행한 ‘2022년 정기임원인사’에서 신규 임원 8명 중 6명을 40대로 선임했다.
○ 중국시장 불확실성 크고 경기 침체에 씀씀이 줄어
이 같은 부진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2분기 미국 소비자들이 식료품, 에너지 등 생존 필수품목을 구매하고자 의류, 전자기기 등의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특성상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식품 등에 비해 씀씀이가 줄기 쉽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 등 중국 시장 불확실성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액 중 중국, 홍콩 등 중화권 국가 비중은 61%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외교관계 악화로 현지 ‘궈차오’(애국소비)가 심화할 경우 실적 회복은 기약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나치게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화장품 기업들은 최근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 온라인 채널 강화 등에 나서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미국 헤어케어 업체 ‘보인카’, 화장품 브랜드 ‘더크렘샵’을 인수하며 북미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라네즈’를 중심으로 올해 2분기 북미 매출을 전년 동기보다 66% 확대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중국 이외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 디지털커머스 강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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