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속 전국서 “규제 풀어달라”… 정부는 ‘신중’

정순구 기자 , 정서영 기자

입력 2022-06-29 03:00:00 수정 2022-06-29 03: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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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주거정책심의위 앞두고 건의 봇물




‘아파트 거래는 물론이고 아파트 청약마저 최악인 상황이다.’(대구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구 아파트값은 32주째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A아파트 30평대(전용면적 84m²)는 지난해 3월 8억8000만 원에 팔렸다가 올해 4월 6억 원대로 급락했다. 분양 시장도 비슷하다. 대구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2020년 12월만 해도 280채에 그쳤던 대구 미분양 아파트는 올해 4월 6827채로 급증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를 받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며 “그나마 최근 대구가 규제지역에서 언제 해제되는지 묻는 전화는 좀 온다”고 전했다.

전국이 집값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 30일 규제지역 일부 해제를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규제지역 해제 건의가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당국은 규제지역에서 풀리면 해당 지역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여전해 규제지역 해제 범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3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전국 투기과열지구 49곳, 조정대상지역 112곳 중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인 6·21부동산대책에서 규제지역 일부를 해제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서울 등 수도권 대부분과 지방 광역시 일부가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다.




규제지역은 세금, 대출 등 강력한 규제를 받는다. 비(非)규제지역에선 70%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9억 원 이하)이 조정대상지역에선 50%로 줄어든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선 LTV가 40%로 제한되고, 9억 원 초과분은 20%에 그친다. 15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아예 담보대출이 안 된다.

현재까지 대구와 울산 남구, 경기 양주·파주·김포시, 충북 청주시, 전북 전주시 등이 국토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공식 요청했다. 집값 하락 폭이 큰 세종 역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규제지역 해제 요구 목소리가 크다.

이들 지역은 각종 지표를 따지는 정량 평가에서는 대부분 규제 해제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6월 셋째 주(20일 조사 기준)에도 전주보다 0.15% 떨어지며 지난해 7월 26일 이후 48주 연속 하락했다. 올해 세종 아파트값은 4% 하락해 전국에서 하락 폭이 가장 크다. 대구시도 아파트값이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32주째 하락세다. 충북 청주시는 올해 1월만 해도 아예 없던 미분양 주택이 4월에는 270채로 늘었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규제지역 해제에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전주시 덕진구 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부터 주택이 팔리지 않고 매물만 쌓이고 있다”며 “매물만 1년 새 최소 30% 늘었지만 매수 심리는 거의 끊겼다”고 했다. 세종시 내 중개업소 관계자도 “전용 59m²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억 원 이상씩 떨어졌다”며 “현 상황에서 (규제지역 해제 등) 다른 변수가 없다면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30일 주거정책심의위에서 정부가 규제지역 해제 대상을 제한할 수도 있다. 규제지역 해제는 정량 평가뿐 아니라 시장 과열 우려 분석(정성 평가)도 함께 실시한다. 규제지역 해제로 인근 부동산 시장의 투기가 다시 성행하거나 집값이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지정 해제의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6·21부동산대책에서 수도권·광역시·특별시를 제외한 지역에 공시가격 3억 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2주택자는 1주택자로 간주한다는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방안이 규제지역 해제와 맞물리면 지방을 중심으로 투기성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방 저가 주택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유동성 자금이 여전히 시중에 많은 만큼 장기간 집값이 떨어졌거나 미분양 적체가 심각한 일부를 제외하면 규제지역 해제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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