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빵’ 전성시대
이지윤 기자
입력 2022-06-22 03:00 수정 2022-06-22 03:09
‘포켓몬빵’이어 이번엔 ‘메이플빵’
출시 나흘만에 26만개 팔려나가
10~30대가 90%… “추억 자극”
대학생 고유진 씨(22)는 최근 3일째 오빠와 ‘메이플빵 사냥’을 나가고 있다. 메이플빵은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 게임 캐릭터를 넣은 빵이다. 남매의 목표는 둘이 합쳐 빵 20개 사기. 빵 사면 주는 스탬프 20개를 모아 캐릭터 피규어 세트를 받기 위해서다. 편의점 대여섯 곳을 돌아야 겨우 하나 구할 수 있는 ‘희귀템’이지만 ‘득템’ 쾌감은 게임 레벨업에 지지 않는다. 고 씨는 “빵을 결제하는 순간 게임에서 이긴 기분이라 뿌듯하다”고 말했다.
편의점 GS25가 넥슨과 손잡고 출시한 ‘메이플스토리 빵’이 품귀를 빚으며 캐릭터빵 열풍이 불고 있다. 메이플빵은 넥슨이 2003년 선보인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으로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80종이 들어 있다. 출시된 17일부터 20일까지 생산 가능 최대 물량인 25만9000개가 팔려 나가며 같은 기간 ‘포켓몬빵’ 판매량(18만6000개)을 뛰어넘었다. 생산량이 발주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워지자 점포당 메이플빵 발주량을 최대 5개로 제한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에선 띠부띠부씰을 넘어 스탬프 ‘적립 대행’까지 등장했다. 선착순 9500명에게만 주는 피규어 선점 경쟁에 따른 것. 20일 오후 7500개 남았던 피규어는 하루 만에 6700여 개로 줄었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엔 “스탬프 (대신 적립해줄 분) 구합니다. 빵, 띠부씰, 빵값까지 다 드려요”라는 글도 올라왔다.
캐릭터빵은 ‘게임’과 ‘추억’을 기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구하기 힘든 SPC삼립 포켓몬빵은 1996년 출시된 닌텐도 게임을 토대로 했다. 포켓몬 수집, 악당 소탕 플레이로 인기를 끄는 등 팬덤층이 탄탄하다. CU가 3월 선보인 ‘쿠키런빵’ 역시 2013년 출시된 모바일게임 쿠키런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활용했다.
한정판 신발부터 미술품까지 사서 모으는 MZ세대의 ‘수집욕’을 자극하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GS25에 따르면 17∼20일 10∼30대의 메이플빵 매출 비중은 89.5%에 이른다. CU가 지난달 판매한 토이캔디(키링 등 장난감이 동봉된 사탕)도 10∼30대 매출 비중이 71%를 차지했다. CU 관계자는 “영유아를 겨냥해 선보였지만 수집 열풍에다 어릴 적 추억을 자극하면서 MZ세대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수집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려는 일종의 탈출구”라며 “적은 돈을 들여도 발품만 팔면 이뤄낼 수 있어 유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출시 나흘만에 26만개 팔려나가
10~30대가 90%… “추억 자극”
대학생 고유진 씨(22)는 최근 3일째 오빠와 ‘메이플빵 사냥’을 나가고 있다. 메이플빵은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 게임 캐릭터를 넣은 빵이다. 남매의 목표는 둘이 합쳐 빵 20개 사기. 빵 사면 주는 스탬프 20개를 모아 캐릭터 피규어 세트를 받기 위해서다. 편의점 대여섯 곳을 돌아야 겨우 하나 구할 수 있는 ‘희귀템’이지만 ‘득템’ 쾌감은 게임 레벨업에 지지 않는다. 고 씨는 “빵을 결제하는 순간 게임에서 이긴 기분이라 뿌듯하다”고 말했다.
편의점 GS25가 넥슨과 손잡고 출시한 ‘메이플스토리 빵’이 품귀를 빚으며 캐릭터빵 열풍이 불고 있다. 메이플빵은 넥슨이 2003년 선보인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으로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80종이 들어 있다. 출시된 17일부터 20일까지 생산 가능 최대 물량인 25만9000개가 팔려 나가며 같은 기간 ‘포켓몬빵’ 판매량(18만6000개)을 뛰어넘었다. 생산량이 발주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워지자 점포당 메이플빵 발주량을 최대 5개로 제한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에선 띠부띠부씰을 넘어 스탬프 ‘적립 대행’까지 등장했다. 선착순 9500명에게만 주는 피규어 선점 경쟁에 따른 것. 20일 오후 7500개 남았던 피규어는 하루 만에 6700여 개로 줄었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엔 “스탬프 (대신 적립해줄 분) 구합니다. 빵, 띠부씰, 빵값까지 다 드려요”라는 글도 올라왔다.
캐릭터빵은 ‘게임’과 ‘추억’을 기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구하기 힘든 SPC삼립 포켓몬빵은 1996년 출시된 닌텐도 게임을 토대로 했다. 포켓몬 수집, 악당 소탕 플레이로 인기를 끄는 등 팬덤층이 탄탄하다. CU가 3월 선보인 ‘쿠키런빵’ 역시 2013년 출시된 모바일게임 쿠키런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활용했다.
한정판 신발부터 미술품까지 사서 모으는 MZ세대의 ‘수집욕’을 자극하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GS25에 따르면 17∼20일 10∼30대의 메이플빵 매출 비중은 89.5%에 이른다. CU가 지난달 판매한 토이캔디(키링 등 장난감이 동봉된 사탕)도 10∼30대 매출 비중이 71%를 차지했다. CU 관계자는 “영유아를 겨냥해 선보였지만 수집 열풍에다 어릴 적 추억을 자극하면서 MZ세대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수집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려는 일종의 탈출구”라며 “적은 돈을 들여도 발품만 팔면 이뤄낼 수 있어 유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비즈N 탑기사
- 상하이 100년간 3m 침식, 中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
-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한다…아마존 ‘버터플라이’ 주연 합류
- “도박자금 마련하려고”…시험장 화장실서 답안 건넨 전직 토익 강사
- 몸 속에 거즈 5개월 방치…괄약근 수술 의사 입건
- 일본 여행시 섭취 주의…이 제품 먹고 26명 입원
- “1인 안 받는 이유 있었네”…식탁 위 2만원 놓고 간 손님 ‘훈훈’
- 10만원짜리 사탕?…쓰레기통까지 뒤져 찾아간 커플
- 꿀로 위장한 고농축 대마 오일…밀수범 2명 구속 송치
- 송지아·윤후, 머리 맞대고 다정 셀카…‘아빠! 어디가?’ 꼬마들 맞아? 폭풍 성장
- 한소희 올린 ‘칼 든 강아지’ 개 주인 등판…“유기견이 슈퍼스타 됐다” 자랑
- 공사비 30% 뛰어… 멀어지는 ‘은퇴뒤 전원주택’ 꿈
- “팔겠다” vs “그 가격엔 안 사”… 아파트거래 ‘줄다리기’에 매물 月 3000건씩 ‘쑥’
- 명품 ‘에루샤’ 국내 매출 4조 돌파… 사회기부는 18억 그쳐
- “AI, 유럽 주방을 점령하다”… 삼성-LG 독주에 하이얼 도전장
- “당하는 줄도 모르고 당한다”…SW 공급망 해킹 늘자 팔 걷은 정부
- 빚 못갚는 건설-부동산업체… 5대銀 ‘깡통대출’ 1년새 26% 급증
- IMF “韓, GDP 대비 정부 부채 작년 55.2%…5년뒤 60% 육박”
- 이건희, 19년전 ‘디자인 선언’한 밀라노… 삼성, 가전작품 전시회
- LH 작년 영업이익 98% 급감… 공공주택 사업까지 차질 우려
- 분식점부터 프렌치 호텔까지, 진화하는 팝업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