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괜히 시작했다”…‘공황’에 빠진 주식거지

뉴스1

입력 2022-01-28 15:09 수정 2022-01-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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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대거 주식시장에 입문한 동·서학개미(개인투자자)들이 연이은 증시 급락에 공황에 빠졌다. 초기에는 매입단가를 낮추는 ‘물타기’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하락세가 이어지자 매수 여력도 주춤해지는 양상이다. 1월 넷째주 순매수 규모는 급감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28일 5거래일간 개인 순매수 규모는 8367억원(오후 1시30분 기준)으로 지난주(1조6938억원)에서 반토막이상 줄었다. 지난주(87.63포인트)에 이어 이번주(173.13포인트) 들어 낙폭이 커지자 매수세가 잦아들었다.

지난 24일과 27일에는 하락장에서도 각각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순매도하기도 했다. 단기차익을 추구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통상 하락장에서 매수한 뒤 상승장에서 매도하는데, 이같은 통념과 어긋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줄어든 건 최근 집중 투자한 반도체, 빅테크 등 주요 대형기업의 주가가 부진하면서 추가 매수 여력을 상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해 개인 순매수 규모 1, 2위 삼성전자와 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이들 종목에 투자한 개인 자금만 5조8500억원에 달한다.

과거 주가가 하락할 때 추가 매수한 뒤 반등장에 내다 팔았던 ‘학습효과’가 더 이상 지속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산업 확산과 자회사 상장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금리인상과 규제 강화 등으로 시장 환경이 나빠지면서 반등 동력을 잃는 모양새다.

긴축 불확실성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수급 불안이 증시를 끌어내렸지만 보다 직접적인 요인은 외국인의 매도 폭탄이다. 외인들은 최근 7거래일간 3조8000억원을 내다 팔았다. LG엔솔이 상장한 지난 27일에는 1조7000억원을 매도하기도 했다. 올 들어 최대치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4월 주식계좌를 개설한 50대 투자자 이모 씨는 “수천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했는데 최근 주가 하락에 투자금을 늘리다보니 1억원을 넘었다”며 “더이상 투자 여력은 없는데 주가 하락이 이어지니 괜히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대 순매수(4억7800만달러)가 몰린 ‘프로쉐어즈 울트라 프로 QQQ(TQQQ)’는 올 들어 39.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버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매도보다는 현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다고 제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지수 밸류에이션이 일제히 하락했다”며 “단기 반등 국면에 주식비중을 조절할 기회”라고 밝혔다.

되레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 매도에 따른 실익은 사실상 없다”며 “지금의 가격대는 지난 12개월 기준 밸류에이션으로도 역사적 최저 수준이며 가격 거품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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