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FTA ‘RCEP’ 내년 2월 발효…韓막걸리-日맥주 싸진다

세종=구특교기자

입력 2021-12-06 15:18 수정 2021-12-0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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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내년 2월 발효됨에 따라 정부가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나섰다. 아세안 시장에서는 자동차, 철강 등 제조 분야의 관세가 낮아지게 된다. 온라인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 분야 등이 추가 개방돼 한류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협정으로 한국 정부가 일본과는 처음 FTA를 맺는 효과가 생기며 일본산 주류를 보다 싼 값에 구매할 수 있게 된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 등 관계 부처는 이날 RCEP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관련 법령 제·개정 현황과 통관 시스템을 파악하는 종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RCEP은 지난 2일 국회가 비준 동의안을 의결했고, 60일 뒤인 내년 2월 1일부터 발효된다.

산업부가 국회에 제출한 ‘RCEP 영향평가’에 따르면 RCEP은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한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일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FTA다. RCEP이 발효되면 아세안 시장에서 기존 79.1~89.4%였던 상품 관세 철폐율은 국가별로 91.9~94.5%까지 확대된다.

한국은 아세안 시장에서 주요 수출 분야인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에서 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온라인 게임, 애니메이션, 음반 녹음, 영화제작 및 배급·상영 등 분야도 추가로 개방돼 한류 열풍이 확산되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문화 서비스 부문 수출은 3년간 연평균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 분야는 일부 피해가 우려된다. RCEP이 발효된 뒤 20년간 농업 분야 피해액은 연평균 77억 원으로 추정된다. 아세안산 키위, 망고, 구아바 등 해외 농산물 수입이 증가하게 되면 국내에서 재배되는 귤 등 과실류 생산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RCEP이 발효되면 한국은 일본과 처음 FTA를 맺는 효과를 얻게 된다. 두 국가의 상품 관세 철폐율은 각각 83%다. 자동차, 기계 등 국내 산업의 주요 민감 품목은 제외돼 다른 국가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청주, 맥주 등 일본 주류는 기존 관세율이 각각 15%, 30%였지만 15~20년에 걸쳐 폐지되며 국내 소비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일본으로 수출하는 소주와 막걸리에 대한 일본 측 관세도 20년에 걸쳐 철폐된다.

RCEP이 발효되더라도 일본을 제외한 다른 참여국과 이미 양자 FTA를 맺은 상태라 경제적 효과가 미미하다는 분석도 있다. 산업부의 RCEP 영향평가에 따르면 RCEP 발효 후 향후 20년 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14% 증가하고, 총 1만4396명에 대한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RCEP 발효는 내년 2월 1일부터다. 한국보다 앞서 비준 절차를 마친 중국, 일본 등 10개국 보다 한 달 늦게 FTA 효과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의 피해 보완 대책에 대한 예산 반영 절차를 따르다 보니 다른 참여국보다 한 달 늦어지게 됐다”라고 밝혔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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