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부담 가구당 149만원↑… 영끌-빚투족 “어떡해”

신지환 기자 , 이상환 기자

입력 2021-11-26 03:00 수정 2021-11-26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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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만에 ‘기준금리 1% 시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로 인상한 오후 서울시내의 한 은행 영업정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있다. 뉴시스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20개월 만에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대출자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게 됐다. 한은이 내년 추가 금리 인상까지 시사해 이미 최고 5%를 넘어선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6%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에 물가 상승 추세까지 반영하면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이 많게는 17조 원 늘어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금융 소비자들은 대출 상환을 연체해 신용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대출 기간에 따라 유리한 금리 조건을 따져 봐야 한다.

○ 대출 금리 6%대 진입 앞둬…가구당 이자 149만 원 늘어

금융권에 따르면 24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3.84∼5.191%이다. 지난해 12월 말(2.69∼4.20%)과 비교해 하단은 1.15%포인트, 상단은 0.991%포인트 치솟았다. 최고 금리는 이미 5%대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도 연 3.56∼4.954%로 5%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3.37∼4.63% 수준이다.

한은이 앞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여파와 금융당국의 대출 억제 압박 속에 은행들이 우대금리는 줄이고 가산금리는 높이며 대출 금리를 올린 결과다. 이날 한은이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린 데다 내년 1분기(1∼3월) 추가 인상까지 시사해 은행권 대출 금리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9월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1774조7000억 원)의 74.9%인 변동금리 대출은 바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가계대출 금리가 0.57%포인트 상승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9조6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까지 반영하면 가계대출 금리는 1.03%포인트 상승해 가계 이자 부담이 은행과 비은행권을 통틀어 17조5000억 원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가구당 149만1000원꼴이다.

○ “조건 따져 대출 갈아타야”

예대마진(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으로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을 받아 온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즉각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26일부터 19개 정기예금과 28개 적금 금리를 0.20∼0.40%포인트 인상한다. 하나은행도 26일부터 순차적으로 6개 정기예금과 12개 적금의 금리를 0.25∼0.40%포인트 올린다.

이날 은행 창구에는 대출 전략을 묻는 금융소비자들의 상담 문의가 이어졌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차이가 0.5%포인트 이내라면 일반적으로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며 “대출 갈아타기를 고려하는 경우 만기가 1년 이내로 짧게 남았다면 변동금리 상품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섣부르게 갈아타기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는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으로 한도가 줄어드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홍석 신한PWM잠실센터 팀장은 “당분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으므로 만기가 긴 고정금리를 눈여겨볼 만하다”며 “대출이 꼭 필요하다면 금리가 비교적 낮은 예금담보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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