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저탄소 인증마크의 힘!

김하경 기자

입력 2021-10-22 03:00 수정 2021-10-2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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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가치소비’, 중장년층 확산




MZ세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가치소비’ 흐름이 중장년층으로 확산되면서 동물복지 및 저탄소 신선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업계는 관련 제품 판매를 늘리며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 1∼9월 동물복지 관련 신선제품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별로 마켓컬리의 신선제품 매출은 60% 증가했고, 롯데마트 매출은 24.5%% 늘었다.

동물복지 제품 가운데선 달걀이 가장 대중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 1∼9월 판매된 동물복지 제품 가운데 유정란 매출 비중이 47%에 이르렀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달걀이 다른 식재료에 비해 가격 허들이 낮고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식재료이기 때문에 가치소비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다른 제품에 비해 동물복지가 가장 활성화돼 있는 제품도 달걀”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동물복지 여부를 판단하는 쉬운 방법은 제품 겉포장에 녹색 바탕의 ‘동물복지’ 마크(사진)가 인쇄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마크는 정부에서 인증한 동물복지 축산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에만 붙일 수 있다.

동물복지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하는 축산농장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한 전국 축산농장은 354곳이다. 2016년 12월 말 114곳에서 5년 사이 3.1배로 늘어난 것이다. 농장 종류별로 살펴보면 산란계 농장이 51.1%로 절대적으로 많다.

동물복지 계란에 이어 최근 육류가 동물복지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전체 돼지고기의 매출은 8.2% 신장하는 데 그쳤지만, 동물복지 돼지고기의 매출 신장률은 66.1%를 나타냈다. 롯데마트에서는 동물복지 닭고기의 매출 증가율이 20%로 나타나 전체 닭고기 매출 신장률(2.9%)과 크게 대비됐다.

육류 제품에 동물복지 마크를 붙이려면 사육뿐 아니라 운송과 도축도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곳에서 이뤄져야 한다. 산란계의 사육 환경을 일정 기준에 맞춰 조성하기만 하면 동물복지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계란보다 더 까다로운 셈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육류 제품 기업들도 비용을 들여 동물복지 인증 제품을 늘리는 추세다. 닭고기 전문 기업 하림은 2012년 국내에서 처음 동물복지형 도계 시스템을 갖췄다. 닭에 전기충격을 주는 기존 방식보다 고통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가스 실신’ 방식을 도입해 닭이 잠든 사이 도계하는 방식이다. 이후 사조, 참프레 등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도입했다.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동물복지 제품뿐 아니라 저탄소 인증 농산물도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 1∼9월 저탄소 신선식품의 매출은 참외가 전년 동기 대비 593.3% 늘었다. 자두와 복숭아 판매도 각각 204.9%, 179.1% 늘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를 최소화한 유기농 신선식품의 매출도 바나나 31%, 고구마는 23.4%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되는 동물복지 상품 수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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