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3조 원대 계열사 매각 무산…23일 디폴트 위기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1-10-21 14:20:00 수정 2021-10-21 14:51:09

최소 356조 원(지난해 말 기준)이 넘는 부채로 파산 위기에 직면한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회사 헝다그룹 사태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한 때 일부 자산을 매각하면서 고비를 넘기는 듯 보였지만, 최소 3조 원 규모의 추가 매각이 실패하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특히 이미 한 차례 유예했던 이자 지급 만기일이 하루 앞(23일)으로 다가오면서 이날이 헝다그룹 운명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고 있다.
21일 신랑차이징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전날 저녁 부동산 관리 사업 계열사인 헝다물업의 지분 50.1%를 부동산 개발 회사인 허성촹잔(合生創展)그룹에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당초 이달 초 계약 추진 사실이 공개됐을 때 관영 글로벌타임스를 비롯해 중국 매체들은 “최소 400억 홍콩달러(약 6조 원)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21일 “이 계약이 성사됐다면 200억4000만 홍콩달러(약 3조 원)를 조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헝다그룹과 허성촹잔그룹이 매각 가격을 놓고 합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헝다그룹은 자회사가 보유 중인 우량 은행 주식을 매각해 1조8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거래까지 성사되면 위기를 넘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하지만 매각에 실패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넘기려던 헝다그룹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지난달 23일 유예했던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8350만 달러(약 981억 원) 지급일이 하루 앞(23일)으로 다가왔다. 규정에 따라 이자 지급을 한 차례 연기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 이외에도 지난달 29일에 내지 못한 이자 4750만 달러(약 558억 원)와 이달 11일에 지급하지 못한 이자 1억4800만 달러(약 1738억 원)도 만기일이 곧 다시 닥친다. 일부에서는 헝다그룹이 23일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이후 이자도 지급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채권의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면 다른 채권 보유자들도 중도 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23일이 ‘헝다그룹 운명의 날’이 될 전망이다.
헝다그룹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21일부터 홍콩 주식거래소에서 주식 거래를 다시 시작했다. 헝다그룹 주식은 파산 위기가 불거진 4일부터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었으나, 헝다그룹의 요청으로 이날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하지만 이날 오전 헝다그룹의 주가는 10% 이상 폭락하며 출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은 헝다그룹 사태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계속 나타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는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금융가 포럼 연차회의에 보낸 서면 축사에서 “비록 부동산 시장에서 개별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위험은 전체적으로 통제 가능하다”고 밝혔다. 류 부총리는 지금까지 헝다 사태와 관련한 구체적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중국의 최고위 당국자다. 앞서 17일 이강(易綱) 런민은행장 역시 “일부 우려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헝다 위기는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중국 고위층에서 ‘헝다그룹 사태 통제가 가능하다’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는 것은 그만큼 헝다그룹의 디폴트 우려가 한 층 더 커졌다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비즈N 탑기사
- 도로에 쏟아진 맥주병…맨손으로 치운 여학생들 (영상)
- ‘만5세 입학’ 논란인데…교육감 단체성명 없는 까닭은?
- 동생 돌봄받는 아기가된 13세 금쪽이…이상행동에 스튜디오도 충격
- “나 돈 많아” 서울 주택가에 2200만원 뿌린 이라크인
- 광장시장 김밥 먹고 댓글엔 하트…CNN ‘韓 가상인간 열풍’ 조명
- “짬뽕값 못 드려 죄송” 뒤늦게 중국집 주인에 빚갚은 시민
- “엄마 나 폰 액정 깨졌어” 메신저 피싱 조직 무더기 검거
- 13억 이어 연금복권…같은 가게서 복권 2번 당첨된 美 행운남
- 강남 한복판 상의탈의男-비키니女, 결국 경찰조사 받는다
- 배슬기, 폭우 피해 근황 “집이 무너지고 있음”
- 한전 상반기 14조 적자…‘연간 30조 적자’ 현실화 되나
- “한국 전기차도 북미산처럼 세제혜택 달라”…車업계, 美 IRA에 반발
- 전기차 전용 타이어, 20~30% 비싸도 잘 나갑니다
- 20개 추석 성수품 공급 1.4배 확대… 가격 작년 수준으로 낮춘다
- 코로나 전보다 3배 뛴 해상·항공운임…정부 “내년 예산에 반영”
- 여행 취소하고, 휴가 내고… 수해민 돕는 ‘봉사 릴레이’
- 손보업계 ‘물폭탄’… 차량 침수 피해액 사상최대 1300억원 육박
- 차 보험료 내린다더니…물폭탄 때문에 물 건너가나
- 스타벅스, 발암물질 나온 ‘서머 캐리백’ 리콜
- 피곤해서 마신 커피, 효과 없는 이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