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자산 양극화 심화… 상위 20%가 하위 20%의 35배

세종=송충현 기자

입력 2021-10-12 03:00:00 수정 2021-10-12 03: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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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MZ 아파트 물려받을때 개미MZ 투자실패 한숨
작년 평균자산 2200만원 늘었지만, 하위 20% 64만원, 상위는 7031만원
부의 대물림이 자산격차 키워, 20대 39배… 30대보다 더 큰 차이
올 1~8월 아파트증여 역대 최다… 탈세-위장 대출 등 편법도 늘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입니다.”

직장 생활 4년 차인 김모 씨(32)는 주식, 가상화폐 등 돈 될 만한 건 가리지 않고 재테크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 상승장에서 주식에 투자했다가 시장이 답보 상태에 빠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코인에 투자한 돈은 단타 매매를 한 탓에 제대로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세금을 뺀 김 씨의 월급은 약 350만 원.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악착같이 모아도 다락같이 뛰는 집값을 따라잡긴 힘들다. 김 씨는 “바이오 종목에 투자해 몇백만 원을 벌었지만 코인 투자로 그만큼 잃었다”며 “부모의 도움 없이 자산을 불리는 건 너무 어렵다”고 했다.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20, 30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자산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상위 20%의 자산이 하위 20%의 약 35배가 될 정도로 ‘K자’ 자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부모에게 자산을 물려받는 ‘부의 대물림’이 자산 격차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통계청이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 30대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1849만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2억9649만 원)보다 2200만 원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19 위기가 발생한 지난해 20, 30대의 전체 평균 자산은 늘었지만 상·하위 간의 자산 격차는 더 커졌다. 자산 하위 20%(1분위)의 평균 자산은 2473만 원으로 전년 대비 64만 원(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위 20%인 5분위의 평균 자산은 8억7044만 원으로 전년보다 7031만 원(8.8%) 늘었다. 이에 따라 자산 5분위 배율은 2019년 33.21배에서 지난해 35.20배로 확대됐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자산 격차가 커졌다는 뜻이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자산 격차가 30대보다 크게 나타났다. 지난해 20대 하위 20%의 평균 자산은 844만 원, 상위 20%의 평균 자산은 3억2855만 원이었다. 하위 20%의 자산은 115만 원(11.9%) 감소한 반면 상위 20%는 817만 원(2.5%) 늘었다. 20대 가구의 자산 5분위 배율은 2019년 33.42배에서 지난해 38.92배로 악화했다. 30대 가구 자산 5분위 배율은 23.82배로 2019년 25.74배보다 소폭 개선됐다.

자산 격차와 달리 소득 격차는 20대가 30대보다 작았다. 20대 가구의 자산 분위별 소득을 보면 상위 20% 자산을 가진 가구의 평균 경상소득은 5262만 원, 하위 20%의 평균 경상소득은 2145만 원이었다. 20대의 소득 5분위 배율은 2.45배로 30대(3.05배)보다 낮았다.

소득 축적 기간이 짧은 20대 가구의 자산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은 부모 등으로부터 자산을 물려받는 ‘부모 찬스’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8월 아파트 증여 건수는 5만8928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탈세 등 정당하지 않은 부의 대물림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국세청은 고가의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부모로부터 편법 증여받거나 부모 돈을 빌려 집을 구입한 뒤 이를 갚지 않은 30대 이하 446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 관계자는 “자산시장 과열로 재테크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변칙 증여가 청년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더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회재 의원은 “부모의 재력에 따라 출발점이 달라지는 기회의 불공정 고리를 끊어야 할 때”라며 “양극화 해소를 위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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