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정유산업 위축… “그린플레이션이 온다”

곽도영 기자 , 임현석 기자

입력 2021-09-16 03:00:00 수정 2021-09-16 08: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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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탄소규제… 석유제품 수출 억제
친환경정책 영향 원자재 값 급등세
내년 석유 수요 팬데믹前 넘어설듯
글로벌 생산은 위축… 인플레 자극


유가(油價) 등 원자재 가격 인상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의 친환경 정책이 가격 인상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지만 중국이 탈(脫)탄소 규제로 석유제품 수출을 억제하는 등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산업 관련 주요 소재인 구리, 니켈 등의 가격도 출렁이고 있다. 내년부터 이른바 ‘그린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그린플레이션은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친환경 정책이 원자재가 인상을 부추겨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석유 시장 보고서 9월호에서 2022년 세계 석유 수요를 하루 1억80만 배럴로 전망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요량(1억30만 배럴)보다 많다. 정유업계 핵심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201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이달 배럴당 5달러를 돌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배럴당 1∼3달러에 머물던 정제마진이 최근 1개월 사이 70% 가까이 올랐다.

문제는 석유 수요가 늘어나는데 이를 뒷받침할 석유 생산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친환경 정책의 영향이 크다. 주요 석유제품 수출국인 중국이 최근 자국 석유 산업 정비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경고등이 켜졌다.

블룸버그 등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중국 정부는 민간 정유기업을 대상으로 정부 환경지침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저품질 제품 생산용 원료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등 규제를 시작했다. 이들 기업이 높은 환경 비용을 유발하는 경유 등 석유제품을 석유화학 제품으로 위장 신고하고 세금을 탈루하던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석유 공급이 줄자 국영기업의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줄이며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에 들어가는 대표적 친환경 산업 소재 구리, 니켈, 리튬, 알루미늄 등의 가격도 올라 그린플레이션 전망에 가세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는 늘고 있는 반면 전 세계 알루미늄의 60%를 정련하는 중국이 탄소배출 비용 부담을 의식해 신규 정련소 건설 규제에 들어가는 등 제약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와 런던금속거래소(LME) 등에 따르면 14일 기준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재인 탄산리튬과 니켈 가격은 1년 전보다 302.9%, 23.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패널의 주요 소재인 구리(38.7%)와 알루미늄(62.7%) 가격도 같은 기간 상승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중국 정부가 화석연료 생산 및 투자를 축소하기 시작하면 아시아 역내 물량 공급 차질은 물론 글로벌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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