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전통의 명가서 ‘온라인 신세계’로 쓱~

이지윤 기자

입력 2021-09-16 03:00 수정 2021-09-1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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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소비혁명, 뉴커머스가 온다]〈13〉 체질 확 바꾼 신세계그룹
오프라인 매장과 이커머스 통합… 이마트-SSG닷컴 경계없이 쇼핑
‘새벽빵’ 등 배송 퀵커머스도 강화… MZ세대 겨냥한 라이브커머스도
명품 반값 판매 등으로 인기몰이… 지난달까지 누적 시청자 260만


SSG닷컴 제공

‘온라인 DNA’는 뉴커머스 시대 생존을 위한 핵심 키워드다. 소비 지형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들도 온라인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신세계는 체질을 온라인 중심으로 탈바꿈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온라인 DNA를 강화했다. 공격적인 온라인 확장과 온·오프라인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로 뉴커머스 시대에 걸맞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 온·오프라인의 경계 허무는 쇼핑

신세계는 기존 강점인 오프라인 매장과 이커머스를 하나로 통합한 유통 환경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이마트와 SSG닷컴 간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연계를 강화했다. 신세계가 가진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고객이 자유롭게 오가며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SSG닷컴에서 상품 정보를 비교하고 결제한 뒤 이마트 매장에서 상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최종 구매 여부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달 실시한 골프용품 옴니서비스는 고객이 SSG닷컴으로 제품을 주문한 뒤 이마트 시타실에서 체험하고 상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선하고 빠른 배송을 위해 퀵커머스도 강화하고 있다. SSG닷컴이 이달 선보인 ‘새벽빵’ 서비스는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극(極)신선’ 전략 중 하나다. SSG닷컴은 매일 새벽 이마트 매장에서 갓 구운 빵을 오전 10시부터 2시간 내로 배송한다. 이창원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각 장점을 연계한 새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해야 팬데믹 후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채널은 경쟁관계가 아닌 ‘디지털 유통 생태계’를 키워 나가는 공생 관계”라고 말했다.

○ 디지털화로 차세대 쇼핑 시장 공략
SSG닷컴은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통해 하루 한 번 정기적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제품 특징을 생생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기존 온라인 쇼핑의 불편을 해결해줬다.
신세계는 급성장 중인 라이브커머스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000억 원대였던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올해 2조8000억 원 규모로 커졌다. SSG닷컴은 라이브커머스를 적극 도입해 제품 특징을 생생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온라인 쇼핑의 불편을 해소했다.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 ‘쓱라이브’에서 MZ세대 인기 명품을 반값에 판매하고 유명 인플루언서와 손잡고 이마트 자체 간편식을 소개하기도 한다. 라이브커머스 강화에 주력한 결과 지난달까지 연간 누적 시청자 수는 260만 명, 편당 평균 시청자 수는 1만5000명에 이르렀다. 온·오프라인 연계로 SSG닷컴은 올 2분기 총 거래액을 20% 끌어올리며 신세계그룹의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맞춘 디지털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변조가 불가한 블록체인 기술로 제품 소유권, 구매 이력 등을 내장한 명품 디지털 보증서 제공이 대표적이다. 온라인몰에서 명품을 구매한 고객도 언제든지 제품 보증서를 열람하고 출력할 수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신세계는 ‘유통 사관학교’라고 불릴 만큼 다른 유통 기업에 비해 각 채널을 자체적이고 뚜렷한 색깔로 키워 왔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차세대 유통환경 구축이 비용 면에서 훨씬 효율적이어서 변화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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