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사회적 기업 투자 오디션… “직원 투표로 뽑아요”
곽도영 기자
입력 2021-07-26 03:00 수정 2021-07-26 08:25
40곳 심사거쳐 4곳 최종후보 올라
내일까지 전직원 투표해 2곳 선정
SK, 투자자금 수십억 지원
“2023년까지 총 450억 투자”
“새벽배송 받을 때 이런 박스 많이들 보셨죠? 여기서 다 만드는 겁니다, 보세요!”
2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수펙스홀에서 SK㈜의 연례 투자 오디션이 열렸다. SK㈜의 4대 투자센터(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가 각각 뽑아 올린 최종 투자 대상 기업 4곳이 서로와의 경쟁을 뚫고 임직원 선택을 받아야 하는 날이다.
친환경 포장재 기업 A사를 후보로 올린 SK㈜ 디지털투자센터 발표자는 탁자 위에 마켓컬리, 로켓프레시 상자를 하나씩 올렸다. 홀 전면 스크린 속 100여 명의 SK㈜ 임직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캐주얼 셔츠 차림의 장동현 SK㈜ 사장과 4대 투자센터를 대표하는 센터장들도 각자 책상에 앉아 화상으로 지켜봤다.
이날 행사는 연 1회 열리는 SK㈜ 임팩트 투자(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오디션인 ‘딥임팩트데이’다. 2023년까지 총 450억 원을 임팩트 투자에 쏟겠다는 SK㈜의 목표와 그 과정에 전 임직원이 참여한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오디션을 준비하는 데만 4개월이 걸렸다. 올해는 4대 투자센터별로 3월부터 벤처투자사(VC) 등 외부 추천, 시장 조사 등을 거쳐 사회적 기업 40곳을 모집한 뒤 실사와 내부 심사를 거쳐 4곳이 최종 투자 대상 후보로 올랐다. 이후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열고 27일까지 장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1인 1표로 투표를 진행해 최다 득표 두 곳을 선정한다.
이들 기업은 법무 및 재무 실사를 무사히 마치면 SK㈜로부터 수십억 원의 최종 투자를 받게 된다. 투표에서 떨어진 기업들은 투자 기회를 얻지 못한다.
이날은 사회적 기업 4곳이 오디션 무대에 올랐다. 디지털투자센터가 선정한 A사는 기존 스티로폼을 대체해 겉은 종이, 안은 은박지로 만들어져 분리 배출이 쉬운 신선 포장재와 세척 후 재사용이 가능한 포장재를 만든 곳이다. “향후 11번가 새벽배송 솔루션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을 하며 SK㈜ 직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려 했다.
첨단소재센터에서 소개한 B사는 저렴하지만 질 좋은 인공와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기존 인공와우는 2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값이 비싸 개발도상국 및 저소득층 환자들은 고도난청을 방치할 수밖에 없다. 삼성종합기술원 출신 인공와우 전문가인 B사 대표는 “청각장애인 아이가 비싼 인공와우 가격을 듣고 부모님에게 ‘저는 괜찮아요’라고 말한 사례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기존의 수작업 생산 방식을 자동화하고 소비자 가격을 낮춰 소외된 청각장애인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린센터는 ‘패션 셰어링의 쏘카’를 꿈꾸는 국내 1호 의류 공유 업체 C사를 통해 새로운 공유 시장을 열고 SK텔레콤, 11번가 등과 마케팅 협력도 하겠다고 소개했다. 바이오투자센터는 플랫폼 기업 D사를 소개했다. 원격 안과진료로 낮은 비용에 다양한 안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곳이다.
화상회의로 이날 오디션을 참관한 SK㈜ 임직원들은 “인공와우를 저렴하게 공급한다고 실제로 개도국에 수출될 가능성이 있는가” “공유 서비스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줬으면 한다” 등 의견을 주고받으며 신중히 검토했다.
최정묵 SK㈜ 전략기획실 PL은 “일반적으로 특정 조직이 전담해 진행하는 임팩트 투자가 아닌, 사회문제 해결에 전 구성원이 함께 참여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내일까지 전직원 투표해 2곳 선정
SK, 투자자금 수십억 지원
“2023년까지 총 450억 투자”
2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SK㈜ 임팩트 투자 오디션인 ‘딥임팩트데이’가 열렸다. 오디션 준비 기간 동안 SK㈜ 임직원들이 사회적 기업가들을 만나 임팩트 투자의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 SK㈜ 제공
“새벽배송 받을 때 이런 박스 많이들 보셨죠? 여기서 다 만드는 겁니다, 보세요!”
2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수펙스홀에서 SK㈜의 연례 투자 오디션이 열렸다. SK㈜의 4대 투자센터(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가 각각 뽑아 올린 최종 투자 대상 기업 4곳이 서로와의 경쟁을 뚫고 임직원 선택을 받아야 하는 날이다.
친환경 포장재 기업 A사를 후보로 올린 SK㈜ 디지털투자센터 발표자는 탁자 위에 마켓컬리, 로켓프레시 상자를 하나씩 올렸다. 홀 전면 스크린 속 100여 명의 SK㈜ 임직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캐주얼 셔츠 차림의 장동현 SK㈜ 사장과 4대 투자센터를 대표하는 센터장들도 각자 책상에 앉아 화상으로 지켜봤다.
이날 행사는 연 1회 열리는 SK㈜ 임팩트 투자(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오디션인 ‘딥임팩트데이’다. 2023년까지 총 450억 원을 임팩트 투자에 쏟겠다는 SK㈜의 목표와 그 과정에 전 임직원이 참여한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오디션을 준비하는 데만 4개월이 걸렸다. 올해는 4대 투자센터별로 3월부터 벤처투자사(VC) 등 외부 추천, 시장 조사 등을 거쳐 사회적 기업 40곳을 모집한 뒤 실사와 내부 심사를 거쳐 4곳이 최종 투자 대상 후보로 올랐다. 이후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열고 27일까지 장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1인 1표로 투표를 진행해 최다 득표 두 곳을 선정한다.
이들 기업은 법무 및 재무 실사를 무사히 마치면 SK㈜로부터 수십억 원의 최종 투자를 받게 된다. 투표에서 떨어진 기업들은 투자 기회를 얻지 못한다.
첨단소재센터에서 소개한 B사는 저렴하지만 질 좋은 인공와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기존 인공와우는 2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값이 비싸 개발도상국 및 저소득층 환자들은 고도난청을 방치할 수밖에 없다. 삼성종합기술원 출신 인공와우 전문가인 B사 대표는 “청각장애인 아이가 비싼 인공와우 가격을 듣고 부모님에게 ‘저는 괜찮아요’라고 말한 사례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기존의 수작업 생산 방식을 자동화하고 소비자 가격을 낮춰 소외된 청각장애인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린센터는 ‘패션 셰어링의 쏘카’를 꿈꾸는 국내 1호 의류 공유 업체 C사를 통해 새로운 공유 시장을 열고 SK텔레콤, 11번가 등과 마케팅 협력도 하겠다고 소개했다. 바이오투자센터는 플랫폼 기업 D사를 소개했다. 원격 안과진료로 낮은 비용에 다양한 안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곳이다.
화상회의로 이날 오디션을 참관한 SK㈜ 임직원들은 “인공와우를 저렴하게 공급한다고 실제로 개도국에 수출될 가능성이 있는가” “공유 서비스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줬으면 한다” 등 의견을 주고받으며 신중히 검토했다.
최정묵 SK㈜ 전략기획실 PL은 “일반적으로 특정 조직이 전담해 진행하는 임팩트 투자가 아닌, 사회문제 해결에 전 구성원이 함께 참여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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