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첫 전기차 양산 돌입 ‘부활 승부수’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6-16 03:00 수정 2021-06-16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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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 이모션’ 평택공장서 생산… 10월 유럽 판매 나설 계획
반도체 부족에 국내 출시 시기 미정… 새 중형 개발상황도 이례적 공개
산은 “금융지원, 인수자 본뒤 결정”


쌍용자동차가 14일 양산을 시작한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자동차가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양산에 착수했다. 실제 판매까지 여건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회사 회생을 위해 노사가 고통 분담에 뜻을 모은 뒤 던진 승부수다.

쌍용차는 그동안 프로젝트명 ‘E100’으로 불리던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14일부터 경기 평택공장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티저(사전 예고) 모습을 공개한 후 1년여 만에 전체 모습도 이날 공개했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의 상품성을 이어받았으며 공기 저항을 줄인 부드러운 모습의 유선형 디자인이 눈에 띈다.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 디자인이 ‘어번 드라이빙(도심 주행)’에 걸맞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새 중형 SUV 개발 상황도 공개됐다. 프로젝트명 ‘J100’으로 준비 중인 이 차량은 힘 좋고 강한 모습으로 디자인됐다. 내년 중형 모델 J100이 시장에 나오면 쌍용차는 소형 티볼리, 준중형 코란도, 대형 렉스턴 등 모든 크기의 SUV 제품군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완성차 업체가 신차 개발 상황을 미리 공개하는 건 흔치 않다. 티저 공개도 개발을 마친 후 양산이 본격화됐을 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쌍용차가 신차 준비 상황을 적극 공개한 건 회생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 위해서다. 쌍용차 관계자는 “(친환경차로의) 자동차산업 전환기를 준비할 수 있는 과감한 사업체질 개선과 성실한 자구계획 이행으로 미래차 시대 대응과 성장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란도 이모션 국내 출시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차량용 반도체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생산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우선 현재 생산물량을 8월 선적해 10월 유럽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판매 시점은 3분기(7∼9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회 완전 충전 시 주행거리를 비롯한 구체적인 사양은 출시 시점에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 최대 주행거리가 306km 수준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한국에너지공단의 실제 인증 결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를 대신할 새 투자자 물색도 진행 중이다. 7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매각 주간사회사 선정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이달 중 입찰을 공고해 인수합병(M&A)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거론된 잠재적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인수 의향을 나타낸 곳도 3, 4곳 있다. 쌍용차의 매각 또는 청산 여부를 판단할 한영회계법인의 조사 보고서는 이달 30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제출을 앞두고 있다.

쌍용차 노동조합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2년 무급휴직에 동의하는 등 노사가 강도 높은 자구안에 뜻을 모았지만 KDB산업은행 등의 시선은 여전히 긍정적이지 않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4일 노사 자구안에 대해 “고정비 절감 효과는 있지만 경영정상화에 대한 판단을 하기엔 부족하다. 금융 지원은 인수 의향자의 사업계획이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결정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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