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9일 본인가 심사… 인터넷은행 삼국지 예고

김형민 기자 , 신지환 기자

입력 2021-06-09 03:00 수정 2021-06-09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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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무리없이 인가 받을 듯”, 9월부터 영업… 중금리 대출 공략
중-저신용자 대출 2023년 44%로… 케이뱅크-카카오뱅크와 경쟁 전략
토스앱 통해 은행서비스 선뵐 계획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이르면 9월 말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 간판을 달고 은행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 대상의 중금리 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1, 2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심사한다. 토스뱅크는 2019년 12월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은 뒤 올해 2월 본인가를 신청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당국의 요구 사항을 보완한 만큼 무리 없이 본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토스뱅크는 이번에 승인이 나면 9월 말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 등 금융 소외계층을 겨냥해 공격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출범 첫해인 올해 신용대출의 34.9%를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한 뒤 2023년 말까지 이 비중을 44.0%로 늘리기로 했다. 카카오뱅크(올해 20.8%)와 케이뱅크(21.5%)가 내놓은 중금리 대출 확대 계획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를 위해 현재 2000만 명이 가입해 있는 금융플랫폼 토스에 쌓인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적인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구축했다. 토스 가입자들의 금융 정보, 통신비 납부 실적, 자산 규모 등을 결합해 신용도를 평가한 결과,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중·신용자의 15%가 1∼3등급 고신용자로 분류돼 대출 한도가 늘어났다.

또 토스뱅크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지 않고 기존 토스 앱을 통해 은행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원 앱’ 전략을 통해 초반 은행 고객을 발 빠르게 확보하고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 등과의 시너지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신용평가 모형을 고도화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금융위는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지 않으면 향후 신사업 인허가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 가입자의 결제 정보와 통신 정보 등을 활용한 자체 CSS를 개발해 이달 중 적용하기로 했다. 케이뱅크는 주요 주주인 KT, BC카드, 다날 등이 보유한 통신, 결제 정보 등을 결합해 만든 CSS를 올해 4분기(10∼12월) 활용한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것만큼 리스크 관리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건 은행 건전성”이라며 “대안 신용평가 모형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충분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신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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