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번으로 대출 갈아타세요”… 대환대출 통합 플랫폼 뜬다

신지환 기자

입력 2021-05-11 03:00 수정 2021-05-11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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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결제원, 이르면 10월 출범 계획

직장인 이모 씨(41)는 한 은행에서 받았던 신용대출 금리가 높다고 생각돼 사흘간 시중은행 홈페이지를 모두 뒤져가며 대출 상품을 비교했다. 같은 조건에 금리가 더 낮은 상품을 찾은 A 씨는 대출을 갈아타기 위해 점심시간 짬을 내 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기존 대출 해지와 환급에 따른 가상계좌 개설, 영수증 발급 등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하지만 이르면 10월부터 이처럼 번거로운 대출 갈아타기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비대면, 원스톱을 앞세운 ‘대환대출 플랫폼’이 새로 선보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모든 금융권의 대출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소비자 편의를 높이고 자연스러운 대출 금리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 “앱에서 대출 금리 한눈에 비교”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결제원을 비롯해 은행·카드·캐피털·저축은행·핀테크 업계와 ‘금융권 통합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위한 실무 논의에 들어갔다. 금융사 계좌 정보와 입출금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오픈뱅킹’에 대출 정보를 추가하는 방식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 플랫폼이 시행되면 소비자는 전 금융권의 모든 대출 상품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한 번에 비교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개별 은행과 제2금융권의 대출 승인 여부, 금리, 한도 등을 소비자가 일일이 확인해야 해 번거롭다. 핀테크 회사들이 선보인 ‘대출 비교 서비스’도 있지만 제휴한 금융사의 상품 정보만 확인할 수 있어 한계가 있다.

새 플랫폼을 통해 대출자가 은행 등 금융사에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앱에서 갈아탈 새 대출을 신청하고 기존 대출을 해지하는 등의 모든 절차가 간편하게 진행된다. 대출 확인 서류와 영수증 등을 발급받을 필요도 없고 기존에 내야 했던 법무사 비용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대출 금리 인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저신용자에 대해선 플랫폼에서 중금리 대출과 서민금융 대출이 우선적으로 검색되도록 하고, 이에 대한 중개 수수료를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낮게 책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 제2금융권 출혈 경쟁 우려 커

소비자들의 대출 편의성과 접근성은 높아지겠지만 금융업계에서는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카드·캐피털 등 제2금융권에서는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는 회사가 도태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지난달 카드·캐피털업계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0.40∼19.91%, 저축은행 평균 금리는 11.13∼21.97%로 업체별로 차이가 크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리가 현저히 낮은 은행으로 소비자가 옮겨가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같은 업권 내에서 대출 금리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지면서 버티지 못하는 회사가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업계로서는 출혈 경쟁과 양극화가 우려되는 만큼 중소 카드·캐피털사나 지방 저축은행 등이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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