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수수료? 현금 더 얹어줍니다” 이커머스 시장 출혈경쟁

사지원 기자

입력 2021-05-03 03:00:00 수정 2021-05-0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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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 확대하기 위한 고육지책… 사실상 첫 ‘마이너스 수수료’도
“반전 필요한 업체들 인하 정책 위기감 반영… 효과는 지켜봐야”


‘최저가 경쟁’을 벌여온 유통업계가 이번에는 ‘판매 수수료 인하’ 경쟁에 나섰다. 유통전쟁이 고객 유치에서 판매자 유치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의 후발주자들은 상품 구색을 늘리기 위해 수수료를 받지 않고 판매자에게 현금을 얹어주는 ‘마이너스 수수료’까지 내세우고 있다. 유통업계는 수수료 인하 폭 자체는 파격적이라면서도 실제 판매자 유치 효과로 이어질지에는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0% 수수료’ 내세우고 일부 환급까지

롯데쇼핑은 2일 7월 31일까지 3개월간 롯데온 신규 입점업체에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판매자에게 롯데온에서 사용할 수 있는 광고비인 ‘셀러머니’ 3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할인 쿠폰을 발급할 때 50%를 지원하는 등 각종 혜택도 제공한다. 롯데온은 “이번 혜택을 통해 매달 3000명 이상의 판매자가 입점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메프와 티몬은 한발 앞서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밝혔다. 티몬은 지난달 1일부터 단일 상품을 등록한 판매자들에게 수수료 1%를 환급해 준다. 이 같은 사실상의 ‘마이너스 수수료’ 방식이 유통업계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위메프는 지난달 말 기간을 특정하지 않고 모든 판매자에게 2.9% 수수료를 정률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상품 카테고리에 따라 수수료를 다르게 책정하는 오픈마켓 모델을 벗어던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체들이 입점 판매자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의 평균은 지난해 기준 13.6%였다. 업계에서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정도로 파격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후순위 주자들 뼈 깎는 ‘상품 확보’ 경쟁

이들이 단기적 실적 악화를 감수하면서 수수료 할인에 나선 이유는 상품 구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재 선도업체인 쿠팡 상품 구색이 4억 개에 이르는 반면 롯데온의 경우 3500만 개 정도에 그친다. 특히 치열해진 이커머스 시장에서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후순위 업체들이 과감한 수수료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판매자들이 가격을 인하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티몬과 위메프,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액은 각각 5조 원, 7조 원, 7조6000억 원으로 업계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반전이 필요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출혈 경쟁이 벌어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SSG닷컴이나 쿠팡 등에서는 “수수료 인하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로 판매자와 고객들이 몰리는 선순환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빠른 정산 시스템이나 판매자들의 움직임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수수료 인하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빠른 정산 시스템 등 사업 편의성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판매자들이 수수료 때문에 무조건 입점을 결정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11번가 등은 배송 완료 다음 날 판매대금의 90∼100%를 지급한다. 하지만 소셜커머스 태생인 위메프와 티몬은 정산에 길게는 60일까지 걸리고, 롯데온도 정산하려면 배송 완료일로부터 1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출혈 경쟁 자체가 중하위권 업체들의 위기감을 반영한다”며 “상품 구색 확보가 고객 이탈을 막는 결정적인 요소인 만큼 셀러 유치를 위한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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