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보다 채식전문점 갈수록 더 많은 카드 포인트 혜택”

신지환 기자

입력 2021-04-22 03:00 수정 2021-04-22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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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 대한민국] 1부 포스트 코로나, 공존금융이 온다

신한카드 고객인 20대 A 씨는 매달 카드로 교통비 30만 원을 결제한다. 지하철요금 15만 원과 기름값, 도로 이용료 등 자차 비용 15만 원을 쓴다. 반면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지 않는 40대 B 씨는 지하철요금 5만 원과 자차 비용 25만 원을 카드로 사용한다.

그런데 실제 청구된 카드 대금은 지하철족인 A 씨가 자차족인 B 씨보다 적었다. 결제한 교통비는 30만 원으로 같았지만 두 사람의 탄소배출량이 달랐기 때문이다. 휘발유차를 덜 이용한 A 씨의 탄소배출량은 B 씨보다 69kg 적었다. 탄소배출을 줄인 A 씨에게 신한카드가 할인 혜택을 준 것이다.

이는 신한카드가 올해 하반기(7∼12월) 도입하는 ‘신한 그린 인덱스’의 적용 예시다. 신한카드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친환경 지표(그린 인덱스)를 도입해 탄소배출 절감에 따른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 금융권 최초로 탄소배출량 측정해 혜택

신한 그린 인덱스는 상품, 가맹점, 업종별 데이터 등을 분석해 개별 소비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지표다. 신한카드는 2월부터 글로벌 카드 브랜드 비자의 알고리즘을 벤치마킹해 유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청 등 국내외 기관의 데이터를 수집해 지수를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다 월평균 3억 건의 신한카드 카드 거래 데이터와 전국 270만 개의 가맹점 데이터도 접목시켰다.

신한카드는 현재 소비업종을 150개로 세분화해 탄소배출지수를 산출했다. 예를 들어 음식점에서 같은 금액을 결제해도 채식전문점보다 고깃집, 고깃집보다는 뷔페를 이용한 고객의 탄소배출량이 많게 측정된다. 이를 통해 채식전문점 이용 고객에게 포인트 적립, 할인, 기부 등의 혜택을 더 주는 식이다.

안성희 신한카드 데이터비즈팀장은 “그린 인덱스는 고객과 기업들이 친환경 활동, 착한 소비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8월 마이데이터 오픈 등과 연계해 인덱스를 공개하고 관련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 소비자와 공존하는 ESG 경영

ESG 경영이 세계적인 표준이 되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지만 탄소배출 관련 논의는 주로 기업 측면에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실제 소비 생활에서 탄소배출을 절감하고 실천하기가 어려웠다. 신한 그린 인덱스 같은 탄소배출지수가 도입되면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친환경 소비의 선순환 모델이 구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카드는 신한 그린 인덱스를 통해 고객 개인의 탄소배출량 정보를 담은 ‘그린 리포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탄소배출 절감에 따른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제공하는 ‘그린 마일리지’나 ‘소비탄소배출 스코어’ 등의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정부나 유통, 중고거래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과 그린 인덱스 협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안 팀장은 “신한금융 계열사뿐 아니라 다른 친환경 기업들과 손잡고 그린 인덱스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ESG 경영이 대세가 된 것은 그만큼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 중심의 친환경 서비스가 더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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