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봄바람 살랑… 세계시장 수요 늘고 中은 감산 움직임

변종국 기자

입력 2021-04-15 03:00:00 수정 2021-04-15 03: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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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등 경기부양 위해 인프라 확대… ‘코로나 위축’ 글로벌 경제 기지개
열연강판 가격 작년보다 2배 올라… 작년에도 ‘밀어내기’ 지속했던 中
탄소배출량 감축 등 이유로 감산… 정부보조금 인하로 경쟁력도 약화


철강업계가 글로벌 경기 회복을 맞아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감산 조치까지 단행했지만 올해는 철강 가격이 매달 상승세를 이어가며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철강 산업에서 본격적인 업사이클(새로운 호황이 시작된다는 뜻)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의 올 1분기 잠정 영업이익(1조5520억 원)이 2011년 2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보인 것도 이런 상황을 보여준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열연강판의 국내 유통 가격은 t당 100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배 가까이 올랐다. 열연강판 가격이 t당 90만 원을 넘은 건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가공해 만든 슬래브(판 모양의 철강 반제품)를 고온으로 가열한 뒤 누르고 늘여 만든 제품이다. 자동차, 가전, 건축물 등의 기초 자재로 쓰인다.


철강값이 오르는 건 백신 보급으로 세계 경기가 반등하고 주요국이 경기 부양책으로 인프라 건설 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철강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철강 수요가 지난해보다 평균 4.1% 늘어난 12억9300만 t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경기 부양에 나선 미국과 유럽에서 철강 수요가 지난해보다 8% 이상, 인도 및 아프리카 신흥국에서는 10% 이상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수요가 늘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을 늘리고, 해상 물동량 증대 및 환경 규제 강화로 선박 발주가 증가한 것도 철강 수요가 커진 요인이다.

국내 철강사들은 이에 더해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감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내심 반갑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은 전 세계 시장에 ‘밀어내기 전략’으로 철강 제품을 싸게 공급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철강사들을 지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철강사들은 미세먼지 감축 및 탄소 저감 등을 이유로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 허베이성 등 일부 지역의 회사들은 한시적 감산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철강재에 부과하던 증치세(부가가치세의 일종) 환급률도 내릴 예정이다. 중국은 수출할 때 증치세를 환급해 주는데, 일종의 수출 보조금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세계 철강업계는 중국 업체들이 증치세 환급을 등에 업고 철강 제품을 싸게 공급해 글로벌 철강 가격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증치세 환급률을 평균 13%에서 제품에 따라 0∼9% 수준으로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증치세 환급률이 낮아지면 중국 철강 수출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기업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어느 정도 수요 공급의 균형이 맞고 중국이 재차 생산을 늘리면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값 상승은 철강업체엔 반갑지만 철강을 많이 소비하는 업체에는 부담이다. 국내 철강·조선업계는 최근 후판(두께 6mm 이상 철판) 가격을 4년 만에 t당 10만 원가량 올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업체들 역시 부담이 만만치 않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 입장에서는 가격이 현실화된 것이지만 철강 제품을 소비하는 업체들로서는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당장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지만 철강 가격 인상 흐름에 맞춰 생산 및 원자재 수급 전략 수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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