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0억 넘는 벤처 617개… 총매출 140조 ‘재계 4위 수준’

박성진 기자 , 김하경 기자

입력 2021-01-26 03:00 수정 2021-01-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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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0곳 늘어 첫 600개 돌파
평균 17.5년 걸려… 23만명 고용
카카오 등 13곳은 1조원 넘겨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 대기업 1.9배
80.1%가 수출기업… “경제 버팀목”


모바일 및 차량용 카메라 부품 개발업체인 엠씨넥스의 2019년 매출은 1조1849억 원에 이르렀다. 이 회사는 2004년 휴대전화 카메라 모듈 국산화를 주도하며 설립됐다. 설립 초기인 2005년 매출은 101억 원 수준이었지만 주력 사업인 카메라 부품의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다 매출 1조 원대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창업 초기부터 차량용 카메라 등 전장 사업을 강화해온 것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자율주행 및 전기차 등 사업을 강화하면서 엠씨넥스는 차량용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5위 업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스웨덴 볼보, 중국 지리, 프랑스 푸조시트로엥 등이 엠씨넥스의 고객사다.

연간 매출 1000억 원 이상인 벤처기업을 뜻하는 ‘벤처천억기업’이 2019년 사상 처음으로 6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밝힌 ‘벤처천억기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벤처천억기업은 617개사에 달했다. 이는 2018년 말보다 30곳 늘어난 것이다. 벤처천억기업은 2005년 68개에 불과했지만 2016년 처음 500개를 넘어선 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기업에 종사하는 종사자 수는 23만여 명이다.

벤처천억기업의 매출을 모두 합치면 약 140조 원으로 삼성(254조 원), 현대자동차(179조 원), SK(161조 원)에 이어 재계 4위 수준에 해당한다. 벤처천억기업 가운데 연매출 1조 원을 넘긴 곳은 네이버, 코웨이, 유라코퍼레이션,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 13개였다. 매출 구간별로는 1000억∼2000억 원이 67.4%(416개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매출 1조 원 이상 기업은 2018년 11개에서 2019년 13개사로 증가했다. 넥슨코리아, 파트론, 엠씨넥스, 파워로직스가 새로 진입했고, 서울반도체, 이베이코리아가 탈락했다.

벤처기업들이 매출을 1000억 원까지 늘리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7.5년이었다. 업종별 매출 1000억 원 달성 기간은 소프트웨어개발·IT기반서비스업이 평균 11.7년으로 가장 짧았던 반면 의료·제약업이 25년으로 가장 길었다. 벤처천억기업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평균 5.9%로 대기업(3.1%)의 1.9배 수준이었다. 그만큼 경영의 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다.

벤처천억기업들은 수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었다. 617개 가운데 494개(80.1%) 기업이 수출 기업이었다. 총 수출액은 전년 대비 8.0%(2조2346억 원) 증가한 30조 원을 기록했는데 국내 기업 전체(597조6000억 원) 수출액의 5.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천억기업들은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2.8%였다. 대기업 1.7%, 중소기업 0.7%에 비해 높은 수치다. 반도체칩 제조기업인 텔레칩스(38.6%), 셀트리온(31.1%) 등이 특히 연구개발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다. 중기부 박용순 벤처혁신정책관은 “벤처천억기업이 신규 고용 창출, 매출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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