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명차]아우디 전동화 전략의 포석 ‘e-트론’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1-01-05 17:59:00 수정 2021-01-20 0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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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첫 순수 전기차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는 활용성이 뛰어난 풀사이즈 SUV라는 점과 플래그십 가솔린 세단 이상의 승차감 및 스포츠카를 능가하는 펀드라이빙 능력을 갖췄다는 점, 공인된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307km) 이상의 실 주행거리를 보여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일득일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내줘야 하는 게 세상 이치다. 인류가 오랜 세월 편리함을 추구한 만큼 대자연은 몸살을 앓았다. 오늘날은 환경오염을 넘어 파괴에 이르고 있는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았다.

고요한 자연이 주는 경고는 묵직하다. 실제로 이상 기후나 환경호르몬과 같은 변종들이 소중한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국가차원에서도 환경 문제 해결 방안을 다각도로 내놓고 있지만 결과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지난 2015년 195개 국가가 체결한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도 지지부진하다.

반면 자동차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완성차업체들은 대기오염 주범인 탄소 배출을 억제하고, 친환경차를 점진적으로 늘리며 환경보존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런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는 2017년 기준 전년대비 57% 증가한 310만대가 보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850만대, 2025년 220만대, 2040년에는 1억8447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독일 고급차 브랜드 아우디는 오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대수 가운데 친환경차 비중을 33%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2030년까지 전세계 생산 공장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차 생산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최근 만나본 ‘e-트론’은 이 같은 아우디 로드맵 E를 알리는 첫 번째 순수전기차다. 차명은 매일 운전해도 무한한 즐거움을 주는 전기 구동 방식 모빌리티 기술을 의미하는 e-트론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 차를 타면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환경 문제 해결에 일조하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에 대견함이 느껴진다. 나아가 환경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도시를 운전하는 기분은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가치를 전달한다.

또 하나는 자동차 본질적인 기능에서 찾을 수 있다. e-트론은 목적지까지 안전한 이동은 물론, 운전의 재미를 전달하는 요소가 상당하다. 이번에 e-트론을 타면서 가장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95kWh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역할이었다.

e-트론 주행 성능은 기대를 뛰어 넘는다. 기존 아우디 고성능 라인업에 버금갈 정도로 화끈한 능력을 지녔다. 특히 주행 모드를 ‘부스터’로 바꾸자 전기모터 셋팅이 달라지면서 슈퍼카 못지않은 가속력을 경험할 수 있었다. 부스터 모드 시 2개의 전기모터는 앞 135kW, 뒤 165kW 힘을 유지시키고, 이후 265kW의 출력을 한동안 머금으며 출력저하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특정 속도까지 힘껏 가속했다. e-트론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를 6.6초만에 도달하는데 부스터가 작동하면 시간을 0.9초 더 단축시킨다. e-트론 최고 출력은 360마력, 최대 토크는 57.2㎏·m(부스트 모드에서는 67.7㎏·m)다.

운전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요소는 또 있다. e-트론에는 사이드 미러 대신 ‘버츄얼 미러’가 장착됐다. 차선을 변경할때마다 마치 가상현실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원래 사이드미러가 있던 자리에는 날렵한 모양의 카메라가, 양옆 창문 바로 밑에는 카메라 촬영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화면이 장착됐다. 방향지시등을 켜거나 후진할 때 카메라가 자동으로 시야를 조절해주고, 밤이나 빗길에도 선명한 화질을 제공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후방 안전거리 확보 여부에 따라 초록색·노란색·빨간색 불빛이 깜박인다. 버추얼미러는 주행거리와도 연관이 있다. 사이드미러를 없애 공기저항을 줄이면 1회 충전 주행거리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편안한 주행 감성은 일품이다. 진동과 소음이 억제된 차체 설계와 전기차 고유 정숙성이 만나 탑승객들에게 부드러운 주행감을 제공한다. 웬만한 과속방지턱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도 진동 없이 넘어갔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도 최소화됐다. 아우디 e-트론에는 소음 유입을 방지해주는 소재를 적용해 규정 속도에 벗어나더라도 운전 방해 조건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준다. 기본 장착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속도 등에 따라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최대 76㎜까지 조절한다.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 실내모습.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운행 시 주행거리가 현저하게 낮아져도 걱정할 게 없다. 전국 공식 e-트론 딜러 네트워크에 설치된 초고속충전기에서 단시간에 충전할 수 있다. e-트론을 급속충전하면 30분 이내에 다음 장거리 구간에 대비할 수 있을 정도로 주행거리가 확보된다. 굳이 공식 충전 네트워크가 아니더라도 국내 표준으로 정한 DC 콤보 사양 충전 시설에서 편하게 충전 가능하다.

e-트론이 환경부에서 인증받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07㎞다.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으로는 463㎞다. 이론적으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405.8㎞ 이동이 가능한 수치다.

운행하면서 주행거리를 늘려주는 ‘에너지 회수 시스템’도 e-트론의 핵심 역량이다. 이 장치는 도심의 정체 구간이나 제동이 잦은 험로에서 더욱 돋보였다. 자유로 고속구간에서 에너지를 소모한 e-트론은 서울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혼잡한 도로에서 약 40분 동안 가다 서다를 반복하더니 남은 주행 거리를 60%에서 80%까지 대폭 끌어 올렸다. 아우디는 모든 감속 상황에서 90% 이상의 전기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도록 설계해 충전에 대한 불안감을 줄였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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