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승기]중독되는 마세리티 ‘590마력’… 극한의 짜릿함 선사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1-01-01 08:59:00 수정 2021-01-01 09: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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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에서 오는 짜릿한 감정은 중독성이 강하다. 평소와 다른 기분을 느끼는 순간 틀림없이 빠져들게 돼 있다. 10년 전 처음 접했던 암벽등반이 그랬다. 중력을 거스르는 암벽등반은 운동 방향 때문에 짜릿함이 더욱 지속된다. 롤러코스터나 스키 활강의 익숙한 속도감이 아닌 낭떠러지 위에서 간담을 서늘케 하는 색다른 기분이다.

마세라티는 운전자를 한계로 몰아넣는다. 밟자마자 순식간에 올라가는 속도를 감당할 재간이 없다. 가속 중에는 여간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마치 초보운전자가 된 것 마냥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손에서는 땀이 배어나온다. 마세라티의 폭발적인 주행감성은 중독으로 연결된다. 날카롭게 가슴을 파고드는 엔진 배기음도 마세라티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핵심 요소다.

마세라티 제품군 가운데 가장 막강한 화력을 지닌 차는 ‘르반떼 트로페오’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수입 고성능 SUV 세그먼트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있다. 르반떼 트로페오 심장에는 8기통 3.8ℓ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 달렸다. 최고출력 590마력, 최대토크 74.8㎏·m를 발휘하는 강력한 성능을 낸다. 실제로 정지상태에서 단 3.9초 만에 시속 100㎞를 주파한다.

이 차는 마세라티가 2016년 제네바모터쇼에서 SUV 시장 진출을 발표한지 3년 만에 선보인 모델이다. 2016년 르반떼 출시 전부터 기획 단계에 이른 르반떼 트로페오는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돼 전세계 가장 험한 기상 조건과 도로 환경에서 한계를 넘는 시험을 받았다.


슈퍼 SUV답게 도로에서 화려한 주행 능력을 뽐낸다. 큰 덩치를 이끌면서도 가속페달을 살짝만 눌러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줬다. 한 번 치고 나가면 어느새 규정 속도까지 도달한다. 주행 모드를 ‘코르사’로 바꾸면 르반떼 트로페오는 더욱 과격해진다. 코르사는 엔진 활용범위를 최고치까지 끌어올려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트로페오 전용 장치다. 여기에 패들시프트까지 활용하면 르반떼 트로페오의 한계 지점을 조금 더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엔진 소리도 극한으로 치닫는다. 쩌렁쩌렁한 배기음이 심장을 자극해 달리고 싶은 욕망을 끌어낸다.

트로페오는 SUV에 충실한 면모도 갖추고 있다. 특히 뒷좌석은 3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강점이다. 경쟁차인 포르쉐 카이엔보다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다. 580리터 넓은 적재 공간을 자랑하는 트렁크는 부피가 큰 짐을 보관하는데 적합하다.

르반떼 트로페오가 고성능으로 무장했다면 ‘제냐 펠레테스타’는 인테리어가 한수 위다. 마세라티는 제냐 펠레테스타처럼 르반떼 제품군을 세분화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전략을 피고 있다.

제냐 펠레테스타는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협업으로 탄생한 르반떼 한정 모델이다. 한국에는 20대만 들어왔다. 펠레테스타는 격자 무늬로 직조한 고급 나파 가죽을 시트와 실내 곳곳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펠레테스타는 이탈리아어로 잘 짜인 가죽이라는 뜻이다.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가방이나 지갑 등을 만들 때 사용하고 있다.

펠레테스타 탄생 과정은 꽤 복잡하다. 레이저로 다듬은 나파 가죽을 접착제로 길게 이어 붙이고 이음새를 무두질한 뒤, 가늘게 썰어 가죽 실타래로 만든다. 이 가죽 끈을 격자무늬로 촘촘히 짜서 완성한다. 펠레테스타 20m를 만드는데 하루가 꼬박 걸린다. 천장엔 알칸타라 소재, 운전석 옆 기어노브 옆엔 최상급 나무(라디카 우드)가 적용됐다. 센터 콘솔에는 특별 모델을 상징하는 배지가 새겨져 있다.

데일리 스포츠카를 원한다면 ‘콰트로포르테’나 ‘기블리’가 제격이다. 콰트로포르테는 마세라티 최고급 세단이다. 상어의 코를 연상시키는 전면부는 금방이라도 질주할 것 같은 모습이다. 또한 그릴 중앙의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연상하게 하는 마세라티 엠블럼은 이 차의 강인함을 돋보이게 한다. 마세라티가 새로 선보인 외관색상 ‘블루노빌레’는 차량의 고급스런 느낌을 더했다. 고귀함을 뜻하는 이름에 걸맞은 진한 파란빛은 유려한 곡선으로 이뤄진 차량 모습과 어우러져 ‘부드러운 강인함’을 표출한다.

콰트로포르테는 스포츠카를 뛰어넘는 주행성능과 함께 편안한 승차감이 압권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 시간 4.8초, 마세라티 4륜 구동 시스템 ‘Q4 시스템’은 빠르면서도 안정적인 주행감을 느끼게 해준다. 3170㎜의 휠베이스(앞 뒤 바퀴 간 간격) 덕분에 구현된 널찍한 실내는 부드럽고 안락함을 제공한다.

성능뿐 아니라 운전자를 위한 편의사양에도 신경을 썼다. 차선이탈방지시스템(LKA)은 단순히 운전자에게 차선 이탈 경보를 보내는 것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스티어링휠(운전대)에 힘이 들어가게 해 운전자가 다시 본래 주행차로를 지킬 수 있게 돕는다. 액티브사각지대어시스트는 뒷부분 범퍼에 장착된 2개의 레이더 센서가 주변 차량의 주행상황을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경고음, 전면 계기판의 경고표시로 차로 변경 시 있을 수 있는 충돌을 방지해 준다.

기블리는 콰트로포르테 동생 격이다. 차 크기에서 차이가 나지만 성능은 콰트로포르테 못지않다. S Q4 그란스포트는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출력 59.2kg.m의 힘을 발휘해 4.7초면 시속 100km까지 갈 수 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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