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신경영 키즈’…삼성 반도체 역대 2번째 女전무

뉴스1

입력 2020-12-04 13:20 수정 2020-12-0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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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를 방문,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ASML은 반도체 노광장비 전문 업체로 극자외선(EUV) 장비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곳이다. 이 곳에서 이 부회장은 피터 버닝크 CE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제공) 2020.10.14/뉴스1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서 2년 연속 여성 전무가 나왔다.

지난해 창립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반도체 사업부 소속 여성 전무가 탄생한 이래로 올해도 삼성전자의 ‘성과주의’ 인사 원칙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4일 DS부문 경영지원실 구매팀 설비구매그룹장인 박진영 상무(49)를 전무로 승진하는 내용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신임 박 전무는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여성 전무 5명 중에서 유일한 DS부문 소속이다. 나머지 여성 임원 승진자 8명은 상무 직급에 해당된다.

삼성전자는 “박 전무는 반도체 설비구매 전문가로 글로벌 역량과 다양한 구매 거래선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반도체 차세대 핵심설비 적기 확보에 기여했다”고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 DS부문에서 여성 전무가 탄생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당초보다 한달 이상 늦어져 올해 1월에 발표됐던 2020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DS부문 메모리사업부 플래시메모리 개발실 소속의 안수진 상무(당시 51세)를 전무로 승진 발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승진이 확정된 박진영 전무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역대 두번째 여성 전무로 이름을 새기게 됐다.

박 전무는 1971년생으로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2월 입사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도입한 ‘여성 공채’의 혜택을 받은 ‘여성 공채 2기’ 출신인 셈이다.

아울러 이 회장이 1993년 6월 ‘신경영’ 선언을 한 뒤 이뤄진 첫 공채라는 점에서 1993~1994년 대졸 입사자들은 ‘신경영 키즈’라고도 불린다.

박 전무는 삼성전자에 입사하자마자 자재그룹에서 몸담으며 ‘구매 파트’ 분야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입사 3년 후인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분야에서의 설비 구매 파트를 담당하며 전문가의 길을 걸었다.

박 전무의 손을 거친 국내로 도입된 각종 장비와 설비들이 기흥, 화성, 평택, 온양 등 곳곳에 흩어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입사 20년만인 2014년 12월 정기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삼성의 별’이 됐다. 이후 지금까지도 DS부문 경영지원실 구매팀에서 설비구매그룹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네덜란드 ASML로부터 EUV(극자외선) 장비 구입에 적극 나서면서 반도체 설비 구매 파트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가 TSMC보다 앞서서 세계 최초로 7나노 EUV 양산에 나서고 최근엔 D램 생산에 EUV를 적용하는 등의 공정 혁신을 이루는 데에도 설비 구매 전문가로서 박 전무의 성과가 상당했을 것이란 평가다.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장비는 7나노 이하 초미세 노광공정에 필수적이지만 연간 생산량이 30~50대 수준에 불과해 구입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와 EUV 장비 구입을 다투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0월 네덜란드로 출장을 떠난 것도 ASML 본사에서 최고경영진과 회동을 가지며 EUV 장비 공급 확대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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