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 100곳중 36곳, 돈 벌어 이자도 못냈다
박희창 기자
입력 2020-10-22 03:00 수정 2020-10-22 04:38
한국은행 ‘2019년 기업경영분석’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36.6%… 이자보상비율 100%에 못미쳐
올해 코로나로 경영실적 더 악화… 부실기업 비중 작년보다 늘어날듯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 기업’이 역대 최대인 조사 대상의 36.6%로 나타났다. 기업 10곳 중 3곳 이상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도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38만4877곳 중 36.6%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이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면 전체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 등 금융비용을 충당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전년(35.2%)보다 1.4%포인트(5388개) 증가했다. 이는 200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326.5%로 2018년(470.9%)보다 144.4%포인트 떨어졌다. 기업의 이자 부담 능력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들도 일제히 나빠졌다. 지난해 기업 74만1408곳의 매출액 증가율은 0.4%로 1년 전(4.0%)의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수익성 지표로 분류되는 영업이익률은 4.2%로 전년(5.6%)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대기업의 경영 지표 악화가 두드러졌다.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3%로 2016년(―1.31%)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4.8%로 1년 전(7.2%)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기업경영분석 전수조사가 시작된 2009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됐고 글로벌 통상 마찰이 있어 국내 기업의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만큼 기업의 경영 실적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로 올해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의 비중이 지난해보다 6.6%포인트 늘어난 21.4%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6월 기준 한계기업의 평균 예상 부도 확률은 4.1%로 비(非)한계기업(1.7%)보다 약 2.5배 높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계기업의 문제는 선진국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문제로 초저금리 시대의 부작용”이라며 “기업 생태계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낮아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코로나19 사태 회복 속도에 맞는 점진적 구조조정과 직업훈련 및 구직 지원 등의 정책적 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36.6%… 이자보상비율 100%에 못미쳐
올해 코로나로 경영실적 더 악화… 부실기업 비중 작년보다 늘어날듯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 기업’이 역대 최대인 조사 대상의 36.6%로 나타났다. 기업 10곳 중 3곳 이상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도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38만4877곳 중 36.6%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이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면 전체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 등 금융비용을 충당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전년(35.2%)보다 1.4%포인트(5388개) 증가했다. 이는 200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326.5%로 2018년(470.9%)보다 144.4%포인트 떨어졌다. 기업의 이자 부담 능력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들도 일제히 나빠졌다. 지난해 기업 74만1408곳의 매출액 증가율은 0.4%로 1년 전(4.0%)의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수익성 지표로 분류되는 영업이익률은 4.2%로 전년(5.6%)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대기업의 경영 지표 악화가 두드러졌다.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3%로 2016년(―1.31%)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4.8%로 1년 전(7.2%)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기업경영분석 전수조사가 시작된 2009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됐고 글로벌 통상 마찰이 있어 국내 기업의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만큼 기업의 경영 실적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로 올해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의 비중이 지난해보다 6.6%포인트 늘어난 21.4%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6월 기준 한계기업의 평균 예상 부도 확률은 4.1%로 비(非)한계기업(1.7%)보다 약 2.5배 높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계기업의 문제는 선진국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문제로 초저금리 시대의 부작용”이라며 “기업 생태계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낮아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코로나19 사태 회복 속도에 맞는 점진적 구조조정과 직업훈련 및 구직 지원 등의 정책적 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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