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치매 예방 위한 지속가능 콘텐츠 만드는 선준브레인센터

최은초롱 기자

입력 2020-10-19 03:00:00 수정 2020-10-19 10: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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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가 10월 12일부터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노인 집단의 정신건강 관리는 여전히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에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어르신 정신건강관리 및 치매 예방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9월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12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5.7%에 달했다.고령사회(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4% 이상)에 진입하면서 치매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전국 치매환자 숫자는 75만 명으로, 오는 2024년까지 지속 증가해 1백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전체 노인 인구의 21.1%가 우울증 앓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노인 대상 프로그램 대부분은 코로나19에 취약한 대면 방식





10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노인복지관은 전국 394개소 중 10개소만 운영 중이며 경로당도 6만7천여 개소 중 76.5%가 휴관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노인들의 각종 집합 여가 활동 및 사회 활동의 폭이 줄어들면서 일상이 무너지고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 노인들을 위한 각종 복지서비스가 대부분 대면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1:1 방문서비스의 경우에도 감염 우려로 인해 노인들이 요양보호사의 방문을 기피하거나 돌봄 보호사가 일을 중단하는 사태도 계속되고 있다. 노인 우울증과 치매 증가의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 복지서비스의 경우 비대면 방식으로의 전환이 매우 더딘 편이다. 학교 수업이나 공연 관람 등은 빠른 온라인 원격으로 전환이 가능했지만, 온라인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인의 특성 그리고 이에 최적화한 각종 대면 방식의 복지서비스 체계를 쉽게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령자 1인가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직접 방문 복지서비스를 중단하는 것도 불가한 현실이다. 실제 20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령자 가구 438만8천 가구 중 34%에 이르는 1백50만가구가 1인가구이며, 이 숫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노력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수개월째 되던 여름부터다. 치매안심센터 작업치료사들이 교재를 만들어 센터 방문자들에게 제공하거나, 치매안심 홈스쿨링 꾸러미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요일별로 치매 환자들을 위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노인우울증을 줄이기 위하여 추석을 맞아 코로나19 예방용품과 작은 어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담당자 1인이 다수의 교재, 교육자 관리 등을 포괄적으로 책임져 왔던 현장에서는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싶어도 일손이 부족한 현실이다. 노인들이 집중할 수 있고, 지속적인 비대면 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효과성을 인정받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통해 초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 노인 인구비율의 증가 등을 대비하여 보다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치매안심센터, 보건소 등 의료기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노인 복지서비스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온라인을 부담스러워하는 노인들의 특성 상 노인 개개인의 건강관리보다는 사회적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실제 노인들도 교육 프로그램보다는 레크리에이션 개념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재 60대에 접어드는 베이비붐 세대는 온라인 환경에 대한 적응도가 높고 치매 예방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지금이 시스템 전환을 위한 최적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노인들 대상으로 한 양질의 콘텐츠 개발 및 꾸준한 현장 역량 강화 필요


선준브레인센터의 어르신 인지자극형 복지프로그램 ‘뇌 인생의 황금길’교육 현장(왼쪽).선준브레인센터 예술 치유 인력을 위한 역량 강화 특강.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질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고립이나 1인가구의 증가는 우울증과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미술치료 콘텐츠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 있는 다양한 교재나 교구들은 치매환자들을 위한 것이 대부분으로 일반 노인들이나 현장 교육자의 체감 상 난이도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 많다. 또한 돌봄 서비스에서 활용되는 미술 콘텐츠들은 친근감 조성을 위한 일회성 콘텐츠가 대부분이고 그나마 이러한 콘텐츠도 양적으로 풍부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치료를 위한 콘텐츠가 아닌 친근감 조성을 위한 매개체로서의 역할에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적 안목의 지속성 있는 양질의 콘텐츠가 주목 받는다. 대표적인 예로 ㈜선준브레인센터(대표 이경연)는 지난해 8월부터 3개월에 걸쳐 서울 성동구 복지기관 이용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인지력, 주의집중력, 지남력, 실행능력, 스토리텔링 등을 포괄한 교재인 기억력워크북과 조형력워크북을 활용하여 ‘어르신 인지개선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참가자와 기관 담당자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기존 교재들에 비해 문제 유형과 난이도를 다양화하고 노인들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교재에 녹여낸 것이 핵심이다. 이어 그 효과성과 필요성은 ㈜선준브레인센터와 진행한 교육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진행된 사회적 성과보상사업(SIB·Social Impact Bond)에 참가한 성동구가 아이디어 부문 우수상을 획득하면서 다시 한 번 입증됐다.

한편 많은 전문가들은 질 좋은 콘텐츠 개발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현장 교육 역량 강화라고 입을 모은다. ㈜선준브레인센터 이경연 대표는 “질 좋은 미술치료 콘텐츠 개발을 위한 노력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역량을 갖춘 현장 지도인력이 필요한데 지금은 너무 부족한 상황인 점이 안타깝다”며 “지난 9월, 수년간 치매안심센터, 복지관 등에서 교육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 예술치유인력을 바탕으로 특강을 진행했을 때 새로운 교재와 교육 결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좀 더 많은 공유의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7년 9월 ‘치매국가책임제’ 선언 이후 전국의 모든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가 개소되었으며 전국 339곳이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019년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치매안심센터 근무 인력 현황’에 따르면 전국 256개 센터 중 기준 인원 18∼35명을 충족한 곳은 고작 18곳(7%) 뿐이었다. 진료환경은 나아지고 있지만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 치매안심센터에 인력을 충원하기 어렵다면 우선 돌봄 간호사, 작업치료사, 미술치료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 노인들을 대상으로 직접 현장에 나서는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꾸준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은초롱 기자 chor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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