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행사 발빼는 기업들… 올해 스폰서 참여 40% 줄었다

신무경 기자 , 서동일 기자

입력 2020-09-24 03:00 수정 2020-09-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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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커넥트 2020’ 23일 개막
美제재 여파 예년보다 썰렁… 인도-독일 기업들도 대거 불참
삼성전자도 올해 스폰서 빠져… “코로나로 외부행사 참석 중단”


미국 무역 제재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연례행사인 ‘화웨이 커넥트 2020’을 개최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예년과는 달리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사업적 불확실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외부 행사 참여 자제 분위기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3일 화웨이는 이날부터 나흘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사들에 회사의 기술 현황과 향후 비전을 설명하는 글로벌 기술 행사 ‘화웨이 커넥트 2020’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2016년부터 5년째인 이 행사는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된다.

궈핑(郭平) 화웨이 순환회장은 23일 기조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무역 제재에 따른 사업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며 협력업체들과의 강한 연대를 통해 현 상황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이달 15일부터 미국 정부 승인 없이는 세계 모든 반도체 부품을 살 수 없는 상황이다.

궈 순환회장은 “(미국으로부터) 지속적인 탄압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어 생존이 경영의 주된 목표가 됐다”며 “화웨이의 공급망을 가로막는 제재에 대응하고자 모든 역량을 집중해 협력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궈 순환회장의 바람과 달리 이번 행사에는 수년 전부터 스폰서로 참여해왔던 협력업체 상당수가 불참했다. 올해 화웨이 커넥트 스폰서 기업은 77곳으로 지난해보다 10곳 줄었다. 2018년 125곳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축소됐다. 그나마 올해 행사 메인 스폰서(다이아몬드, 플래티넘 등) 명단에는 해외 기업보다는 중국 기업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2년간 화웨이 커넥트 스폰서로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국뿐 아니라 외부 행사 참석 자체가 중단된 상황이다. 지난달 열린 유럽 최대 국제가전전시회 ‘IFA 2020’ 등을 비롯해 주요 행사 대부분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2년 연속 스폰서로 참여했던 국내 클라우드 스타트업 베스핀글로벌도 온라인 행사에서 얻을 수 있는 마케팅 효과가 작다는 이유로 빠졌다. 지난해 참석한 인도의 정보기술(IT) 기업 인포시스와 독일의 조명기업 오스람, IT 회사 팀뷰어 등도 올해 참여하지 않았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레드햇은 2019년부터 불참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참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미국 정부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행사에 불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화웨이코리아 측은 “행사가 연례적으로 열리는 만큼 초청이 아닌 개별 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할지를 알려오는 구조”라면서 “전년 대비 스폰서 수가 감소한 건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동북아산업실장은 “미중 패권 전쟁보다는 코로나19 여파로 행사 참여 기업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면서 “당장 미국 제재로 화웨이의 입지가 줄어들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도 고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중국 정부의 막강한 지원을 기반으로 한 생존 전략을 꾸려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무경 yes@donga.com·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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